지난달 28일 열린 대한민국 국제 하프 콩쿠르엔 주니어 부문 14명을 비롯해 총 44명이 총 12개국에서 참가했다. 곽정은 “하프는 소수의 연주자만 다루는 특이한 악기가 더이상 아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하프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4년 전 코리아 하프 페스티벌을 시작했고 지난해부터 콩쿠르를 열고 있다.
5개국 하피스트가 말하는 하프에 대한 오해와 진실
하프에 대한 오해는 많다. 페스티벌 연주와 콩쿠르 심사를 위해 내한한 각국의 하피스트들은 “하프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싶다”고 했다.
1. 하프는 비싸고 크다?
하프는 수백가지 사이즈로 제작된다. 미국의 하피스트 마리아 루이자 레이안은 “4~5세부터 하프를 시작할 수 있고 아이들에 맞는 사이즈를 고르면 된다. 어른들도 작은 사이즈로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악기”라고 했다.
2. 하프는 우아하고 여성적이다?
하프는 현을 뜯어서 소리를 낸다. 소리 자체가 작고 울림도 약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하피스트들은 연주자와 연주곡에 따라 하프의 힘은 천차만별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의 하피스트 엘리자베스 하이넨은 “18세기 작곡가들의 하프 작품을 파워풀한 연주자가 해석하는 것을 들으면 하프에 대한 편견이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세기에 들어서는 하프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는 작곡가들이 늘어났다. 하이넨은 “최근엔 오케스트라에서도 남성 하피스트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3. 하프는 단순하고 심심하다?
특히 19세기 들어 악기 자체가 발전했다. 페달이 3개에서 7개로 늘어난 것도 이 때다. 곽정은 “그 이후로 모든 조(調)의 음악을 연주할 수 있게 됐고 다른 악기를 위해 작곡된 음악도 하프로 바꿔서 연주하기가 편리해졌다”고 했다. 악기의 발전 덕에 기교적으로 뛰어난 연주자의 탄생도 가증해졌다. 독일의 플로렌스 시트럭은 “전설적인 하피스트는 놀랄만한 테크닉으로 유명했다. 19세기의 엘리아스 패리시 알바스(1808~49)는 하프의 파가니니로 불렸다”고 전했다.
4. 하프는 소수의 악기다?
20세기의 하프 강국은 프랑스였다. 프랑스의 앙리에드 르니에, 마르셀 그랑자니, 카를로스 살제도가 대가로 손꼽혔다. 곽정은 “주도권이 러시아에서 미국을 지나 아시아쪽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 콩쿠르에서도 중국의 이브 렁(10, 주니어 부문), 신위에 장(15, 유스 부문)이 1위에 올라 아시아의 저력을 보여줬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