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약학대학원에서 약대로
교육부가 9일 발표한 ‘약대 학제 개편방안’에 따르면 각 대학은 현행 ‘2+4년제’와 ‘통합 6년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35개 전국 약대 중 대부분은 6년제 전환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년제 전환 시엔 취약계층 7% 이상을 정원 외로 선발하도록 하고, 비수도권 지역 약대는 해당 지역 고교 졸업자를 30%(강원·제주는 15%) 이상 선발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실제로 약대 편입은 대학의 이과생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7년 약대 편입생 1839명 중 화학·생물계열 학과 출신은 1140명(62%)에 달했다.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연구 결과(2016년)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 화학과 전공 학생들의 자퇴율이 ‘2+4년제’ 도입 전인 2009년 2.2%에서 2010~2014년 평균 36.6%로 치솟았다.
또 약대 편입이 평균 10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면서 이른바 ‘편입 낭인’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했다. 2017년 약대 편입생 중 학부 2학년을 마치고 바로 합격한 학생은 8.7%에 불과했지만 2년 이상 'N수생'은 66%에 달했다. 그 때문에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은 소위 ‘약학 고시’로 불렸다. 매년 1만 5000여명이 치르는 PEET로 인해 사교육 시장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당초 정부는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의약학 계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대학원 체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현재 전국 41개 의대 중 의학전문대학원을 유지하는 곳은 단 3곳뿐이다. 치대도 전체 11곳 중 3곳만 전문대학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