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은 이날 “남조선 보수패당이 조작해낸 치졸한 모략극인 천안호(함) 침몰사건의 진상은 이미 만천하에 폭로됐다”며 “천안호 침몰사건을 구실로 동족에 대한 적대감과 대결의식을 고취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 “이번 정상회담 계기로
폭침 책임 회피 돌파구 찾을 속셈”
김영철, 남측 예술단 환송만찬 주재
천안함 폭침 당시 군 정찰총국장을 지낸 김영철은 2월 평창 겨울올림픽 폐막식엔 북한 고위급 대표단 단장으로 방한했다. 그의 방한을 정부가 수용한 것을 두고 거센 논란이 일었다. 김영철의 2일 발언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했고,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 역시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영철은 또 3일엔 북한 당국을 대표해 남측 예술단의 남북 합동공연을 관람했다. 군 시절부터 김영철의 오른팔이었던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도 함께 공연을 지켜봤다. 김영철은 공연 후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예술단을 초청해 만찬도 주재했다.
이날 공연은 오후 3시30분(북한 시간 3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남측 예술단 11팀과 북측 삼지연관현악단의 합동 무대로 꾸며졌다. 공연 후반 이선희·최진희·백지영·서현·레드벨벳 등 남측 가수들과 북측 가수들이 ‘한라산도 독도도 내 조국입니다’라는 가사가 담긴 ‘백두와 한나(한라)는 내 조국’을 합창했다. 피날레는 남북 출연진 모두가 무대에 올라 ‘우리의 소원’과 ‘다시 만납시다’를 합창하며 장식했다. 김영철·이선권과 함께 남측 예술단 단장을 맡은 도종환 장관 등이 기립해 손을 잡고 합창을 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은 소감을 묻는 남측 기자단에 “남북 가수들이 실수 하나 없이 너무 잘했다”며 “(남북이) 같이 부른 부분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가수 윤상은 “이번 한 번으로 끝내긴 아쉽다”고 했다.
남측 예술단은 이날 공연을 마치고 김영철이 주재하는 만찬에 참석한 뒤 밤늦게 이스타항공 전세기편으로 인천공항으로 귀환했다.
북한은 이날 남북 정상회담 의전·경호·보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4일로 예정됐던 실무회담을 하루 늦추자고 제의해 왔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북한은 또 남북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 개설을 위한 통신 관련 실무회담은 7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자고도 제의했다.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엔 남측에선 조한기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이끄는 7명의 대표단이, 북한에선 6명의 대표단이 마주 앉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급작스러운 연기 요구에 대해 “북측이 밝힌 이유는 없다”고만 했다.
◆이설주, 김정은 “제 남편” 호칭=지난달 5일 문재인 대통령 특별사절대표단과 김정은 부부의 만찬에서 이설주가 김정은을 “제 남편”이라고 불렀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3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을 북한은 ‘원수님’으로 부른다”며 “이런 호칭은 지극히 이례적이며 ‘보통국가’를 연출하는 방법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수진 기자, 평양공연공동취재단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