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들이 캐쥬얼 차림으로 줄지어 입장하면서 이 회사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선두에 선 회사 사장은 “축하합니다”라는 인사를 연발하며 신입사원들을 맞았다.
과거 '신입사원용 양복'을 천편일률적으로 차려입었던 권위적인 분위기와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이 회사는 보험회사 특유의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올해부터 노타이 캐쥬얼 복장으로 입사식을 진행키로 결정했다고 한다. 입사식이 격식과 형식의 파괴 현장이 됐다.
#2.일본 각지에 이자카야(居酒屋·일식주점)를 운영하는 한 요식업체의 입사식은 회사가 임대한 크루즈선 위에서 열렸다. 요코하마 앞 바다에서 1시간 정도 크루징을 즐긴 뒤엔 오찬이 진행됐다.
일본 최고의 와규(和牛·화우) 등 전국의 특산물로 만든 요리에 와인을 곁들인 입사파티가 열렸다.
요식업계 입사식은 요트위에서
최고급 스테이크에 와인 곁들여
보험회사 입사식도 캐쥬얼 복장
딱딱한 이미지 탈피 위한 결정
훼미리마트 입사식엔 가수까지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에 자기 감정이 이입되지 않으면 오래 다니기가 쉽지 않다.형식적인 입사식으로는 그런 마음이 잘 들지 않을 것 같아 다른 접근을 했다”고 설명했다.
식·음료 서비스 업계의 경우 지난 2016년 이직율이 30%에 이른다. 신입사원들의 ‘이탈’을 막기위해 특별한 입사식을 준비한 셈이다.
#3.편의점 업체인 훼미리마트의 입사식엔 일본의 인기 여성 가수 베니가 초청됐다. 이 회사가 입사식에 가수를 부른 건 올해가 처음이다. 훼미리마트의 경우 외국인 신입사원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의 2배인 20%다. 일본 언론들이 이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엔 이 회사 사장까지 깜짝 등장해 "외국인들도 우리에겐 너무나 소중한 인재들"이라고 말했다.
이는 인재를 구하는 기업이 ‘을’, 구직자들이 ‘갑’인 현재 일본의 취업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 특히 올 4월 입사한 대졸자들 조사 결과 지난 1년여간 합격한 회사를 그만둔 비율이 64.6%에 달했다.
일본 기업과 구직자들의 뒤바뀐 역학관계가 기업 입사식의 풍경까지 완전히 흔들어 놓고 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