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뒤흔드는 '득점괴물' 말컹, 중국서 거액 들고 눈독

중앙일보

입력 2018.04.0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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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컹. [연합뉴스]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팀이었던 경남FC를 K리그1(1부리그)에 올려놓은 브라질 출신 ‘득점 괴물’ 말컹(24·사진)이, 올해는 K리그1의 판도까지 뒤흔들고 있다. 말컹은 2일 열린 강원FC와의 원정경기에서 전후반 1골씩 2골을 터뜨려 3-1 승리를 이끌었다. 나란히 3연승 중이던 강원을 잡은 경남은 개막 후 4연승으로 단독 선두가 됐다.
 
말컹은 큰 키(1m96㎝)에 스피드와 유연성까지 갖춘 최전방 공격수다. 슈팅 정확성도 높아, 올 시즌 경남이 치른 네 경기 중 세 경기를 나와 16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8개가 유효슈팅, 그 가운데 6개가 골이었다. 현재 득점 부문 단독선두다. 2위 아드리아노(전북·3골)와 3골 차다.

3경기서 6골, '선두' 경남 돌풍 견인
농구선수 출신, 지난해 2부 득점왕
'천재' 김종부 감독 지도로 일취월장
이적료 100억 눈앞, 중국팀 러브콜

지난해 2부리그에서 22골(득점 1위)을 몰아쳐 경남을 승격시킨 말컹의 득점력은 1부에 와서도 변함없이 날카롭다. 그야말로 ‘온몸이 무기’인데, 올 시즌 오른발로 네 골, 머리와 왼발로 한 골씩 뽑아내고 있다. 말컹의 전방위적인 활약 덕분에 경남은 ‘강등 후보 1순위’라는 예상을 깨고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상주 상무(3-1승), 제주 유나이티드(2-0승), 전남 드래곤즈(3-1승)에 이어 강원까지, 모두를 2골 차로 꺾으면서 ‘도장 깨기’ 행진을 이어갔다.
 
사실 말컹은 축구 입문 7년 차인 ‘늦깎이’ 선수다. 축구를 하기 전까지는 체육 교사이자 농구코치인 아버지 영향으로 농구를 했다. 축구로 방향을 튼 건 17살 때다. 아버지와 헤어진 뒤 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서였다. 월봉 540헤알(17만원)에 상파울루 지역 축구팀인 이투아누(4부리그)에 입단했다. 한 해가 다르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말컹은 지난해 초 경남 스카우트의 눈에 띄어 해외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말컹의 ‘킬러 본능’을 완성한 건 선수 시절 ‘비운의 골잡이’로 불렸던 김종부 경남 감독이다. 가능성을 한눈에 알아본 김 감독은 일대일 지도로 말컹의 단점을 하나씩 고쳐나갔다. 김 감독은 “말컹이 처음 입단했는데, 축구를 농구 스타일로 했다. 헤딩 점프를 덩크슛 할듯하길래 세밀한 동작 하나하나를 고쳐줬다”며 “재능 하나는 확실하다. 더 무서운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감독의 애정에 말컹은 의리로 보답했다. 말컹에 주목한 한 중국 프로팀이 지난 겨울 10억원대 연봉과 40억원대 이적료를 제시하며 이적을 요청했다. 말컹은 이 요청을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는 “경남은 보잘것없던 내게 기회를 준 팀이다. 1부 승격의 꿈을 이룬 지금 상황에서 경남을 저버릴 수 없다”며 “언젠가 꼭 떠나야 한다면 팀에 거액의 이적료 수입을 안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이적 시장 상황에 밝은 한 축구계 관계자는 “수퍼리그(중국 1부리그) 중하위 팀들과 승격을 바라는 2부 팀들이 말컹을 주목하고 있다”며 “현재도 (이적료) 호가는 50억원 이상이다. 지금처럼 꾸준히 활약을 보인다면 100억원대 ‘귀한 몸’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