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이 단 한 명의 광역단체장도 배출하지 못한 PK지역에 거는 기대가 크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부산에선 38.7%로 득표율 1위였고, 경남에선 0.5%포인트 차로 2위였다.
부산에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사실상 오 전 장관으로 본선 후보가 결정된 모양새다. 2014년 6회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오 전 장관은 49.3%를 득표해 50.6%를 득표한 서병수 시장에게 석패했다. 부산의 한 의원은 “지난 선거 때도 통합진보당 후보가 투표용지가 인쇄된 이후 사퇴하면서 무효표가 많아 아깝게 졌다”며 “이번엔 온전한 1대1 구도로 여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부산시장 선거의 밑그림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그렸다고 한다. 부산의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선거를 앞두고 “공정한 경선을 거친 뒤 누가 후보가 되든 하나로 힘을 합친다”는 취지에서 ‘원팀(one team)’을 모토로 내걸었는데, 이를 주도한 인물이 이 전 수석이다. 또 다른 부산 지역 한 의원은 “이 전 수석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시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1월16일)한 뒤 선거 승리를 위해 바닥부터 뛰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지사 선거는 친노ㆍ친문 핵심인 김경수 의원의 거취가 최대 변수다. 자유한국당은 김 의원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보고 선거를 준비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말을 아끼고 있다. 대신 김 의원은 1일 경남에 내려가 공민배 전 창원시장 등 예비후보들을 만났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출마 여부를 최종 결심하기 전에 선거를 준비하던 분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라며 “이르면 2일 중에 출마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선 예선전인 경선 준비가 한창이다. 대중성을 무기로 한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 문 대통령 핵심 측근인 전해철 의원이 맞붙는 경기가 특히 뜨겁다. ‘후보자 도덕성 검증’을 주장하는 전 의원이 “경선 후보자 공개 토론회를 열자”고 주장하자 이 전 시장은 “당에서 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맞받는 식이다. 경기지역 한 중진 의원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서로 공격하는 수위가 도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도 경기와 구도가 비슷하다. ‘친문’ 박남춘 의원과 ‘비문’ 김교흥 전 국회 사무총장 간의 대결이 뜨겁다. 이른바 ‘문심 마케팅’이 어느 만큼 통할지가 예선전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은 비교적 조용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박영선ㆍ우상호 의원을 앞서고 있다. 박 시장과 가까운 한 의원은 “특별한 이벤트를 내세우기보다는 순리대로 예선과 본선에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