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서거 500년을 맞아 2016년 덴마크에서 초연한 ‘보스 드림즈’가 첫 내한공연을 한다. 30, 31일 대전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다음달 3일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 6∼8일 서울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캐나다 서커스단체 ‘세븐 핑거스’와 덴마크 극단‘리퍼블리크 씨어터’, 프랑스의 비디오 아티스트 앙쥐 포티에가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복합공연 ‘보스 드림즈’ 첫 내한
애니·서커스·연극이 하나로
‘보스 드림즈’는 장르 융합의 세계가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각 장르를 절묘하게 조합해 독창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보스의 그림 ‘건초수레’가 애니메이션으로 바뀌어 움직이고, 애니메이션 속 마차가 갑자기 부서지면서 바퀴가 떨어져 나가는데, 그 바퀴가 무대 위에 나타나 휠(wheel) 아크로바틱으로 연결되는 식이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세븐 핑거스의 예술감독 사무엘 테트로는 “보스는 환상적인 세상, 외설적인 괴물과 날아다니는 생명체를 그렸다. 그런 이미지를 현실 세계로 가져올 방법은 서커스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서커스는 공중에 떠있는 에어리얼 퍼포먼스(작은 사진), 한 손으로 무게를 지탱하는 핸드 밸런싱 등의 방식으로 사람의 신체를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만들기 때문에 보스의 그림을 표현하기 아주 적합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안무를 짰고, 리퍼블리크 씨어터 연출가였던 마틴 툴리니우스가 드라마를 만들었다. 연극과 서커스에 전문성을 가진 두 단체가 각각의 장점을 살리는 방식으로 작업했다”고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초연 이후 ‘보스 드림즈’는 네덜란드·벨기에·프랑스·홍콩 등에서 공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파리의 ‘라 빌레트’ 야외무대에서 3주 동안 공연하며 1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