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미래금융의 메시지다. 윤 회장은 “디지털 금융 분야는 신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내재화 노력과 다양한 핀테크·스타트업 기업과의 협업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KB 중심의 생활금융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지난 3년간 KB금융그룹이 핀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만 총 89억원에 이른다.
KB금융그룹
핀테크 기업에 3년간 89억 투자
디지털 금융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도 핀테크 방식을 시도한다. ‘투자도 핀테크로’라는 모토로 추진하는 매칭 투자 프로그램 얘기다. 크라우드 펀딩 업체인 오픈트레이드와 협력해 KB금융에서 추천하는 핀테크 기업에 대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다. 펀딩에 성공할 경우 KB증권에서 매칭(펀딩 금액만큼) 투자하는 방식으로 2016년 총 5개 업체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참여한 핀테크 스타트업은 투자받는 것은 물론이고 서비스에 대해 홍보도 할 수 있으며, KB금융은 핀테크 모델에 대한 집단지성을 활용한 고객평가가 가능하다. 선순환이다.
핀테크 전문 멘토 그룹도 꾸렸다. 2016년 11월부터 ‘KB오아시스멘토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KB오아시스멘토단은 회계·특허·해외진출 등 전문분야에 대한 멘토링을 위해 삼일회계법인, 두호특허법인, 핀란드·이스라엘 대사관, LG유플러스 등 12개 기관이 참여한다.
지난해 2월엔 K-ICT 본투글로벌센터와 스타트업 공동 발굴 및 육성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본투글로벌센터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의 스타트업 전문 지원기관이다. 설립 후 4년간 30회가 넘는 해외 데모데이 및 로드쇼를 개최해 국내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현지 벤처캐피탈(VC) 및 엔젤투자자에게 소개하는 장을 만들었다. 협약 체결 후 지난해 7월, KB금융은 본투글로벌센터와 함께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스타트업 피칭데이’를 열었다. 6개 스타트업이 참여해 각자의 기술과 사업모델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이 주도하는 스타트업 발굴 및 제휴, 투자가 이뤄지는 교류의 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앞으로 이 같은 행사에 참여 기관들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KB 스타터스’는 최근 KB금융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업에 대한 투자는 물론, 개발된 서비스를 실전에 접목해 사업화하는 것까지 KB금융 내에서 모두 해결하는 모델이다. 지난해에는 핀테크 업체 16곳을 추가로 선정해 총 36개 기업이 KB금융 계열사의 각종 플랫폼에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6월 1억5000만원 투자가 이뤄진 핀테크 스타트업 ‘해빗 팩토리’는 KB금융이 육성을, 계열사 KB인베스트먼트가 투자를 맡았다. 해빗팩토리는 텍스트 메시지를 기반으로 카드 소비 패턴을 분석하는 서비스 ‘시그널’을 개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어브로딘' 등의 핀테크 업체가 KB 스타터스로 선정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금융의 모습을 빠르게 구현해 내겠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