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3분의 2에 해당하는 이러한 직무에 대해 정부는 빈 일자리의 절반 정도는 “비교적 괜찮은 일자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현실적으로 고학력 구직자가 받아들일 자리는 많지 않다’ ‘정부가 말하는 빈 일자리가 구직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등의 말이 나온다.
정부 “빈 일자리 절반, 비교적 괜찮은 일자리”
구직자 눈높이 안 맞다는 지적
미충원 인원 중 39.9%는 1년 미만의 현장 경력, 기능사 또는 이에 준하는 자격, 고졸 수준의 업무 능력이 필요한 ‘직능 수준 2-1’이었다. 5인 이상 사업체를 기준으로 일손을 못 구한 자리의 66.0%는 다섯 단계의 직능 수준 가운데 가장 낮은 2개 등급의 직무인 셈이다.
미충원 일자리 가운데 학력을 기준으로 전문대졸이 필요한 ‘직능 수준 2-2’는 18%, 4년제 대졸 또는 석사가 필요한 ‘직능 수준 3’ 15.2%, 박사급 인력이 필요한 ‘직능 수준 4’는 0.8%였다. 하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들의 학력은 직무 수준보다 높았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작년 3분기 실업자 가운데 전문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비율은 48.5%였고 청년층(15∼29세)은 58.0%, 25∼29세는 70.2%로 고학력자 비율이 더 높았다. 고학력자의 기대 수준을 고려하면 미충원 일자리 가운데 청년들이 선뜻 취업할만한 곳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정부는 빈 일자리 가운데 좋은 일자리가 많다고 설명하고 있다.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 등을 분석해보면 300인 미만 사업체의 빈 일자리가 약 20만1000개인데 이중 10만6000개 정도는 “비교적 괜찮은 일자리”라고 정부는 강조하고 있다.
사업체 노동력 조사는 현재 비어 있는 일자리와 비어 있지 않더라도 구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 달 이내에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자리를 ‘빈 일자리’로 정의한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