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란 공동체 발전을 위한 가치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과거 국가운영의 주된 목표가 경제발전이었다면 이젠 사회적 유대감, 환경, 인권 등을 중시하자는 뜻일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6년 삶의 질 조사에서 한국이 최하위권을 기록한 분야가 바로 사회적 유대감, 환경, 일과 삶의 균형이었다. 이제는 총량 성장보다는 개인 삶의 질이 더 중요하며 이를 위해 공동체의 발전을 추구하는 것은 시대정신에 부합한다. 공공기관은 어떻게 공동체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까?
공공기관, 사업서 공익성 추구해야
임대주택은 저소득층에 집중하고
배출가스점검 교통공단으로 일원화
적자 역 정리하고 KTX 요금 낮춰야
요즘 우리의 삶의 질에 가장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세먼지이다. 주 오염원 중 하나가 차량인데, 길거리엔 시커먼 매연을 내뿜는 차들이 많아 어떻게 검사를 통과했을까 의아해진다. 사실 민간 검사소는 손님을 끌기 위해 배출가스 문제를 눈감아 줄 개연성이 크다. 부실검사 방지를 위해 관계부처 합동 특별단속을 상시 운영한다지만 실효성은 별로 없을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대책은 사업용 대형버스의 검사는 민간업자를 배제하고 단계적으로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전담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립환경과학원(2013)에 의하면 도로 위 미세먼지 배출의 92%가 화물차와 경유 승용차이고 대형버스의 비중은 미미하다. 모든 차량의 배출가스 점검을 당장 한국교통공단으로 일원화해야 한다.
이 경우 민간 검사업소의 반발이 클 것이다. 대신 교통안전공단은 안전 관련 검사에서는 손을 떼어야 한다. 민간업체도 안전 점검은 철저히 할 유인이 있다. 그래야 정비수요가 생기기 때문이다. 차주 입장에서도 검사소가 배출가스는 대충 검사하길 바라지만 중대 안전 항목은 철저히 검사해주길 바란다. 다시 말해 안전 검사는 공공부문이 굳이 안 해도 된다. 교통안전공단은 배출가스 검사에 집중해야 한다.
이용객이 적은 시골 역을 유지해야 할까? 사회적 가치를 생각하면 당연히 유지해야 할 것 같다. 벽지 주민의 교통권 보장을 위해서다. 만약 열차 외 다른 교통수단이 없다면 시골 역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버스가 있는 경우에는 차라리 버스회사에 보조금을 주어 운행을 늘리는 것이 벽지 주민에 유리하다. 더구나 시골 역 유지의 공적비용은 매우 크다. 에너지 효율도 떨어지고 승객들의 시간도 비용이다. 2013년의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강원도 안인역은 하루 평균 1명이 이용하여 연간 100만원 수입을 올리는데 철도공사 직원은 10여명이 근무하면서 연간 6억7000만원의 인건비를 썼단다. 벽지 버스 지원을 늘리면서 적자 역들을 정리하여 철도공사가 KTX 요금을 더 낮추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 가치 있는 일 아닌가.
그 밖에 공공기관이 공적인 핵심업무에 집중하기보다는 조직확대를 위해 수익사업에 뛰어든 사례는 부지기수이다. 공공기관은 이러한 비핵심 수익사업들을 정리하고 당초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공익사업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현 정부가 바라는 사회적 가치도 달성된다.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