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는 왜 외톨이가 됐나

중앙일보

입력 2018.03.28 00:08

수정 2018.03.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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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전기

최근 활동을 다시 시작한 미국 프로골퍼 타이거 우즈(43)의 전기 『타이거 우즈』(사진)가 27일(한국시간) 미국에서 발간됐다. 유명 언론인 제프 베네딕트와 아르멘 케테이언이 250명 이상의 우즈 주위 인물을 인터뷰한, 우즈에 관한 다면적이고 심층적인 책이라고 평가된다. 우즈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 많아 4월 초 개막하는 마스터스를 앞두고 논란도 예상된다.
 
책은 “우즈는 인간으로서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을 몰랐다”면서 인간의 기본적인 자질을 가르치지 않은 아버지 얼 우즈를 겨냥했다. 얼 우즈가 20여 년 전 쓴 책 『타이거 조련하기(Training a Tiger), 골프와 인생의 승자를 키우기』는 “어린 시절 사회적으로 적응하지 못한 아이의 문제를 성인까지 가져가게 하는 지침서”라고 비판했다. 책은 “그들은 챔피언을 만들었다. 또한 기본적인 품위도 없는 나르시스트 외톨이를 만들었다”고 했다.

우즈 전기 『타이거 우즈』 나와

우즈가 마스터스 기간 중 숙소로 빌린 집 주인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집을 더럽게 사용했으며, 국제전화를 마음대로 쓰고 돈을 내지 않은 일화 등을 들어 “부모로부터 가장 기본적인 감사와 미안함 등의 감정을 배우지 못했다. 그러한 자기중심적 태도가 성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를 증오한다”고 썼다.
 

타이거 우즈는 아버지 얼 우즈(오른쪽)의 영향으로 미성숙한 인성을 갖게 됐다고 한다. [중앙포토]

우즈가 섹스 스캔들을 일으킨 것도 아버지 영향이라고 봤다. 얼 우즈는 아들을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말년에는 젊은 여성을 고용해 색욕을 채운 비열한 사람이라는 폭로다. 얼 우즈를 상대한 직업여성의 인터뷰도 실었다. “그 집은 공포의 집이었다. 포르노를 틀어놓고 서랍마다, 캐비닛마다 섹스 도구가 가득했다. 이상한 취향의 행위를 강요했다.”
 
아버지의 영향이 워낙 커서 골프황제는 2006년 부친 사망 이후 감정적 어려움을 겪고 제대로 경쟁하지 못했다고 소개한다. 우즈의 부상을 감안해도 너무나 급격한 추락이라는 것이다.


비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막에 가려졌던 우즈에 대한 새롭고 풍부한 얘기가 등장한다. 우즈가 무릎 수술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성장 호르몬을 사용했다는 증언(우즈 쪽에서는 강력히 부인한다), 미시시피 섹스 중독 치료소 얘기 등 다양한 내용이 실렸다.
 
뉴욕타임스는 “우즈가 고교 때 첫 사랑을 만나는 장면, 97년 마스터스 첫 우승 장면 등은 매우 생생하다”고 썼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