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당시에도 북한을 ‘또라이(Whacko)’라고 칭하며 적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대북 특사였던) 지미 카터같은 미국 정치인들은 너무 부드러워서 북한이 미국을 비웃고 있다”, “우리는 10년 동안 석유를 공급하면서 핵 개발을 중단하라고 설득했지만 결국 그들은 우리를 멍청이들이라고 비웃고 있지 않은가”라며 당시 클린턴 정부의 대북 유화책에 대한 비판도 내놨다.
그는 “만약 협상이 효과가 없으면 지금 당장 문제를 해결하는 게 나중에 해결하는 것보다 낫다”며 “5년 후에 그들이 탄두를 가지고, 뉴욕이나 워싱턴 등 여기저기를 겨냥했을 때가 낫겠나. 아니면 지금이 낫겠냐”며 선제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완성되지 않은 현시점에도 적용 가능한 발언이다.
사회자가 “북한의 핵 공격이 이어지고, 한반도를 완전히 파괴할 수 있어 선제공격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핵무기를 쓰자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지역을 겨냥하자는 것이다. 북한은 핵 원자로를 숨기고 10년 간 실험하고 있다. 그걸 중단시키기 위해 뭐라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시설에 대한 제한적인 정밀 선제 타격을 의미하는 현재의 ‘코피 전략(Bloody nose)’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세종연구소 박지광 연구위원은 “당시 인터뷰에서도 트럼프는 북한의 비핵화가 전세계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는 이번에도 회담에 나온다고는 했지만 북한이 원하는대로 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미 워싱턴 조야에서 합의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해법을 트럼프가 깰 확률은 굉장히 낮다”고 지적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