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밝힌 야당 반대에도 개헌안 발의한 이유 넷

중앙일보

입력 2018.03.26 16:30

수정 2018.03.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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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개헌으로 돌아오는 이익 아무것도 없어"…야당 반대에도 개헌안 발의 왜?  
문재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저는 이번 지방선거 때 동시투표로 개헌을 하겠다고 한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개헌발의권을 행사했다”며 “개헌에 의해 저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순방지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헌안을 전자결재로 재가한 뒤 김의겸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현지시간) 아부다비 숙소에서 개헌안의 국화 송부와 공고 재가를 위한 전자결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생각하시기에, 왜 대통령이 야당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헌법개정안을 발의하는지 의아해하실 수 있다”며 4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개헌은 헌법파괴와 국정농단에 맞서 나라다운 나라를 외쳤던 촛불광장의 민심을 헌법적으로 구현하는 일”이라며 “지난 대선 때 모든 정당, 모든 후보들이 지방선거 동시투표 개헌을 약속했지만 1년이 넘도록 국회의 개헌 발의는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6월 지방선거 동시투표 개헌은 많은 국민이 국민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이며, 국민 세금을 아끼는 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번 지방선거 때 개헌하면, 다음부터는 대선과 지방선거의 시기를 일치시킬 수 있어 국력과 비용의 낭비를 막을 수 있는 두 번 다시 없을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대통령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개헌이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대통령의 권한을 국민과 지방과 국회에 내어놓아 제게는 부담만 생길 뿐이지만 더 나은 헌법, 더 나은 민주주의, 더 나은 정치를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 당당하게 발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참모진들과 10시간에 걸쳐 개헌안 강독을 반복하며 발의를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권력구조 뿐 아니라 기본권, 지방분권 등 개헌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실질적인 변화를 주게 되는지를 잘 설명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조국 민정수석 등이 사흘에 걸쳐 개헌안의 주요 내용을 브리핑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한 데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회의 개헌 논의가 중단된 가운데 청와대라도 왜 개헌이 필요한지 국민들에게 관련 내용을 알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그래야 언제라도 개헌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UAE 아부다비=강태화 기자, 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