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홍준표식 공천도 파열음을 내면서 중진 의원들은 특단의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 중진 의원은 “22일 오전 보수의 미래를 걱정하는 중진들끼리 모여서 회의를 할 예정이다”며 “제1야당의 서울시장 전략공천 제안까지 받은 후보마저 나오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럴 거면 차라리 홍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직접 출마해야 한다는 게 회의 내용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진들은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정리해 이날 언론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의에는 이주영ㆍ심재철ㆍ정우택ㆍ나경원ㆍ유기준 의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참석 의사를 밝힌 다른 중진 의원은 “중진들이 홍 대표에게 회의 좀 같이하자고 두 차례나 제안했는데 모두 거절했다”며 “이제는 우리도 우리만의 방식으로 특단의 대책을 논의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가 ‘어중이떠중이’는 후보를 안 낸다는데, 중량감 있는 인사 중에 서울시장 후보로 누가 나오겠느냐”며 “어중이떠중이가 아닌 홍 대표가 서울시장에 셀프공천으로 나가는 게 여러모로 당 차원에서 낫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80여일 앞두고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자 홍 대표도 연일 이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홍 대표는 21일 오전 개인 페이스북에 중진 의원들을 겨냥해 “그들의 목적은 나를 출마시키면 당이 공백이 되고 그러면 당권을 차지 할 수 있다는 음험한 계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무너진 당의 당권을 차지해 본들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한 줌도 안 되는 그들이 당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도 반성하지도 않고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드는 것은 이제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전날에도 그는 페이스북에 “당내에 힘을 합치기보다 방관하거나 언론에 당을 흠집 내는 기사를 흘리면서 지방선거에 패하기만 기다리는 사람들이 암약하고 있어 기가 막히다”고 썼다.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를 두고 한국당이 여전히 후보 윤곽조차 못 내고 있는 상황이라 이 같은 내홍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홍문표 사무총장은 21일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주나 아니면 다음 주 초에 훌륭한 분을 모시는 거로 준비하고 있다”며 인물 기근론을 일축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