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안이 삼엄하다. 올림픽 기간에 어떻게 지냈나.
- “선수촌이 개촌한 2월 1일부터 숨돌릴 틈 없이 바빴다. 올림픽 기간 동안 3149건의 소변 또는 혈액을 테스트해야 했다. 보통 검사에는 1주일가량 걸리지만, 올림픽 때는 24시간 안에 해야 한다. 이 때문에 160명이 넘는 DCC 직원들이 24시간 3교대로 근무해야 했다. 보안 때문에 근무 중 밖으로 나갈 수 없어 식사도 DCC 내 임시식당을 마련해서 해결했다. 올림픽의 한가운데 있었지만, 정작 나와 우리 직원들은 올림픽 경기 하나 제대로 본 게 없을 정도로 바빴다.”
- 30년 전 88올림픽 당시 벤 존슨 도핑을 밝혀낸 이로 유명하다.
- “얼굴을 보고 나서야 벤 존슨인 줄 알았다.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아쉬워했다. 벤 존슨이 복용한 건 스타나졸이라는 스테이로드 계열 약물이었다. 그는 지난해 6월 일본 NHK방송에 출연해 ‘코치와 의논해서 기록 경신을 위해 스타나졸을 먹었다’고 털어놨다.”
- 소치 겨울올림픽 때도 그렇지만 이번에도 도핑에 적발된 세 명 중 두 명이 러시아 출신이다. 러시아는 왜 그랬을까.
- “모르겠지만, 1970~80대 이데올로기 경쟁이 심하던 시절 공산권에서는 국제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전통적으로 도핑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지난번의 경우 아마도 러시아가 주최국 입장에서 욕심을 내 치밀하게 준비한 것 같다. ”
- 러시아도 공인 DCC가 있을 텐데 그게 가능한가.
- “국가 차원에서 했다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겠나. 하여튼 그 때문에 러시아의 DCC는 자격이 취소됐다. 전 세계 공인 DCC 랩을 관장하는 세계반도핑기구는 DCC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가혹한 테스트를 한다. 매년 세 차례 정기 테스트뿐 아니라, 국제스포츠행사가 열릴 때는 실제 소변·혈액 샘플 사이에 ‘스파이 샘플’을 끼워넣는다. 검사를 하는 쪽에서는 이게 진짜 샘플인지 스파이 샘플인지 알 길이 없다. 여기에서 하나라도 걸리면 규정에 따라 랩을 유지할 수 없다. ”
- 올림픽이 열리지 않을 때 DCC는 무슨 일을 하나.
- “올림픽 외에 각종 국제·국내 경기가 열릴 때에도 항상 도핑 테스트를 하게 돼 있다. 또 각종 연맹에 소속된 스포츠 선수들은 경기 기간이 아니더라도 불시에 테스트를 받는다. 메달권에 있는 유명한 선수일수록 이런 감시가 심하다. 수영선수인 박태환도 그런 테스트에서 적발된 것이다.”
최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