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한강이 올해에는 시와 산문의 경계에 있는 독특한 장편 『흰』의 영문판 『The White Book』으로 같은 상 1차 후보에 또 올라 나머지 12명과 경쟁을 벌인다. 같은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가 번역했다. 수상작 발표는 5월 22일이다.
소설가 한승원 산문집 발간
한강 『흰』도 맨부커상 후보
한씨는 “지난해 독감을 심하게 앓았다”고 했다. 무려 석 달을 입원했다. 그래선지, 노인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토로로 시작한 산문집은 ‘사랑하는 아들딸들에게 주는 편지’라는 부제를 붙인 ‘병상 일기’로 끝맺는다. 일기에 포함되는 짧은 편지글의 제목들은 말 그대로 자녀들에게 전하는 늙은 아버지의 당부다. ‘촛불에게서 배워라’ ‘정의는 진정한 평화를 만들지 못한다’…. ‘우리의 눈빛이 별빛과 햇빛과 달빛을 만든다’는 제목의 편지에서는 자녀들에게 슬픈 눈빛을 지니라고 당부한다. 눈빛이 슬퍼야 세상을 정확하게 꿰뚫어 본다는 뜻에서다. 한강의 항상 슬픈 듯한 눈빛과의 관련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한씨는 세 자녀가 모두 문인이다. 한강의 오빠 한동림씨는 소설가, 남동생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