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어드당 15분씩, 총 45분간 흐트러짐 없는 경기력을 펼친 미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군인 정신’으로 똘똘 뭉친 강호다. 선수 18명 중 6명이 육군·해군 등 군인 출신이다. 이날 한국을 상대로 각각 1골씩 넣은 조슈아 미시비츠(30)와 트레비스 닷슨(33)을 비롯해 수비수 랄프 데퀘벡(35), 공격수 리코 로만(37)과 루크 맥더모트(31), 골리 젠 리(32)는 군 복무 중 예상치 못한 사고로 장애자가 된 경우다. 이들은 아이스하키를 통해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아메리칸 히어로(영웅)’다. 경기 후 만난 미시비츠는 “군에서 배운 전우애가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팀 스포츠인 아이스하키를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군 복무 중 불의의 사고로 부상
조1위로 준결, 3회 연속 금 도전
조2위 한국, 캐나다와 결승행 다툼
절망의 늪에 빠진 이들에게 잃어버렸던 꿈을 다시 되찾게 해준 건 아이스하키였다. 보훈과 재활 프로그램이 잘 짜여진 미국은 상이군인들에게 재활 체육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 2004년부터 미국올림픽위원회(USOC)가 직접 운영하는 패럴림픽 군인 프로그램을 통해 2000여명이 혜택을 입었다. 이들 중 실력이 좋은 이들에겐 국제 대회에도 나설 기회를 준다. 지난 2016년 리우 패럴림픽 땐 35명의 상이군인 출신 선수가 출전했다.
아이스하키 ‘아메리칸 히어로’ 6인방도 모두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스하키를 접했다. 2014년 소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패럴림픽에 출전한 로만은 “처음엔 휠체어농구와 핸드사이클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얼음 위에서 격렬하게 맞부딪히면서 팀을 위해 싸우는 모습이 군에서 느꼈던 전우애를 생각나게 했다”면서 “이젠 아이스하키가 내 삶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15일 준결승전에서 이탈리아와 맞붙는 미국은 패럴림픽 3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날 미국에 져 B조 2위가 된 한국은 15일 A조 1위 캐나다와 준결승전을 벌인다.
강릉=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