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여정은 극적이다. 도 초단은 어린 시절 기재가 남다른 바둑 꿈나무였다. 12세에 대한생명배 세계여자아마바둑선수권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해 정상에 올랐고, 프로기사 산실인 한국기원 연구생 2조까지 오르며 입단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바둑 대신 학업을 택했다. 연세대 수학과에 진학했고, 증권사를 다녔다. 도 초단은 “가세가 기울면서 바둑을 포기했지만, 어린 시절을 보낸 바둑 동네를 잊을 수 없었다”며 “서른살 되던 해에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다시 바둑을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증권사 출신 바둑TV 진행 도은교씨
노력에도 불구하고 입단의 꿈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도 초단은 “바둑 동네로 돌아올 때만 해도 불안하지 않았는데, 계속 입단 대회에서 떨어지고 해가 여러 번 바뀌니 불안감이 커졌다. 몇 년 전부터는 온종일 도장에 나가 바둑 공부를 하며 입단 준비에 매진했다”고 회상했다.
입단에 성공한 건 14번의 도전만이다. 10대에 7번, 30대에 7번 입단대회에 나갔다. 어렵게 프로가 된 도 초단에게 꿈을 물었다. 도 초단은 “막상 입단하고 나니 만감이 교차한다. 이제는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왔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어린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프로기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아람 기자 aa@joogn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