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는 권선구 권선동 올림픽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 아랫단 우측에 설치돼 있던 고은 시인의 추모 시를 지난달 말 철거했다고 6일 밝혔다. 고은 시인의 성추문 의혹이 줄이어 나오면서 수원지역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철거여론이 들끓었었다. 성폭력 논란의 중심에 있는 시인이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를 추모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수원시는 팔달구 장안동 한옥기술전시관 뒤편 시유지(6000㎡)에 건립하기로 계획했던 고은 문학관의 철회도 결정했다.
수원 평화의 소녀상 하단에 설치
시, 성추문 휩싸이자 지난달 폐기
KT구단 ‘고은 캐치프레이즈’ 중단
김향미 수원평화나비 공동대표는 “고은 시인의 성폭력 (가해) 논란을 미리 알고 있었더라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기리는 추모 시를 요청하지 않았고 소녀상 곁에 설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지원시설인 나눔의집 측은 고인 시인의 철저한 반성을 촉구했다.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은 “고은 시인은 어려운 고백을 한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구단 케이티 위즈도 최근 고은 시인이 헌정한 짧은 시로 된 캐치프레이즈(‘허공이 소리친다 온 몸으로 가자’) 사용을 중단했다.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