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함께 먼 길을 갈 때면 반려동물 운송서비스인 ‘펫택시’를 이용한다. 반려동물 전용 시트 및 안전벨트·배변패드 등이 준비돼있고, 무엇보다 눈치 보지 않고 개를 태울 수 있어 편하다.
IT기술 접목한 펫테크 봇물
스마트 목걸이로 운동·수면량 체크
데이터 분석해 애견 건강 관리
배변 뒤 물 내리는 고양이 화장실
강아지판 에어비앤비·페이스북도
핵가족화로 반려동물 인구 급증
전용 상해·질병보험도 인기 끌 것
‘펫코노미’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인공지능(AI)·IoT·헬스케어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이른바 ‘펫테크(Pet-tech)’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숙소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 인간 유전자 분석 서비스 ‘23앤미’ 등과 비슷한데, 반려동물만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늘고 있다.
인간의 유전자를 분석해주는 ‘23앤미’처럼 반려견의 혈통·품종을 분석하고 질병을 예측하는 개 전문 유전자 검사업체도 등장했다. 미국 코넬대 아담 보이코 교수가 2016년 창업한 미국의 ‘임바크’는 개의 침 샘플을 별도의 키트에 담아 보내면 유전적으로 발병 위험이 높은 질병을 예측해 주인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모바일로 반려동물의 사진·정보를 교환하고, 팔로우 관계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한국의 ‘올라펫’은 운영 방식이 페이스북과 판박이다.
첨단 기기에서나 볼 수 있던 IT기술을 접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의 고미랩스는 인공지능·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반려동물 놀이용품을 선보였다. 야구공만 한 크기의 ‘고미볼’은 스스로 빛을 내고 움직이면서 반려동물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고미피더’는 고미볼을 갖고 운동하면 간식을 보상으로 제공한다. 고미랩스 김인수 대표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수집한 반려동물의 위치, 수면 상태, 활동량 등의 빅데이터는 다른 반려동물 상품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펫미오’는 반려동물의 활동·생활습관을 인공지능이 분석한 뒤 그에 맞는 건강 식단을 제공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반려동물용 스마트 소변검사 키트를 선보인 한국의 ‘핏펫’, 온도·습도조절 장치로 쾌적한 수면을 도와주는 반려동물 스마트 베드를 내놓은 미국의 ‘페트릭스’ 등도 IT기술에 헬스케어를 접목한 제품들이다.
이처럼 주인의 니즈에 맞춘 반려동물 서비스가 등장하는 것은 핵가족화·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반려동물 가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통계청 등에 따르면 한국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000만명을 돌파했고, 미국에선 전체 가구의 67.2%인 8460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미국의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올해 694억 달러(약 74조5000억원)에 달하며, 한국은 2020년까지 5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KB경영연구소 황원경 선임연구위원은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면서 이들을 더 잘 살피고 이해하려는 마음에 사람들이 지갑을 열고 있다”며 “IT제품 뿐 아니라 반려동물 상해·질병 보험서비스 등 다양한 금융상품도 인기를 끌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