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날씨가 헝클어지면서 홍수와 가뭄이 번갈아 나타나고 있다. 온난화로 강수량이 는다고 하지만 여름에만 집중된다. 겨울과 봄 가뭄이 심할 때는 제한급수를 받는 지역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물 부족을 걱정하고, 수돗물이 땅속으로 새나가는 것을 막아야 하는 이유다.
최근 환경부가 낸 ‘2016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여전히 팔당댐 저수 용량의 2.8배인 6억8250㎥의 수돗물이 새나가고 있다. 평균 수도요금을 적용하면 연간 4800억 원어치, 생산원가로 계산하면 5922억 원어치의 수돗물이 사라지는 셈이다.
덕분에 전국의 수돗물 생산원가는 ㎥당 평균 868원으로 2015년의 881.7원보다 1.6% 낮아졌다. 수돗물 생산원가가 낮아진 것은 수돗물 관련 통계작성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물이든, 돈이든 낭비 요인을 줄인 덕분이다.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수도관이 빠르게 노후화되기 때문이다. 2011년에는 21년이 넘은 노후 수도관이 3만9279㎞로 전체의 22.7%였지만, 2016년에는 6만3190㎞로 전체의 31%로 늘었다. 매년 교체되거나 개량되는 수도관은 1% 남짓에 불과하다.
보이지 않는 땅속에 묻혀있다고 괄시할 수 없는 게 수도관이다. 투자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누수를 줄이는 것도, 생산비를 줄이기도 어렵다. 더욱이 맑은 수돗물로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일은 불가능하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