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카이로 거점삼아 중동 등에 무기장사"
유엔은 이달 중 발표할 보고서를 통해 2016년 8월 이집트의 수에즈운하 근처에서 단속된 북한 화물선 ‘지선호’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공개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지선호는 로켓 수류탄 3만발을 싣고 있었다. 약 2600만 달러(약 281억원)어치로 추정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로켓 수류탄의 고객은 이집트 내 주요 방위업체인 아랍산업화기구(AOI)로 드러났다.
NTY, 유엔보고서 인용해 보도
수류탄 3만발 실은 북한선박 적발
NYT는 유엔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집트가 그동안 북한제 무기를 구매했고, 북한 외교관들이 무기판매를 하도록 묵인해 왔다고 지적했다.
미국 미들버리국제관계연구소의 북한 문제 전문가인 안드레아 버거는 “미국 정부는 북한이 아직 이집트에 미사일 부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유엔과 미국은 2016년 당시 박춘일 이집트 주재 북한대사를 불법 무기거래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 박춘일은 외교관 신분을 악용해 북한의 무기거래 주요 통로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를 지원한 혐의를 받았다.
또 카이로를 거점으로 활동한 북한 관료 김성철은 2013년 수단에서 미사일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제재에 시달리는 북한이 한푼의 외화라도 벌어들이기 위해 외교관들을 무기 장사에 내몬 것이다.
북한과 이집트의 군사협력 역사는 깊다. 북한은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당시 이집트에 전투기와 조종사를 지원했고, 양국은 1970년대에 소련제 스커드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리는 데도 협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