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칼손 지음
문신원 옮김, 한겨레출판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마이클 부스 지음
김경영 옮김, 글항아리
한동안 ‘킨포크’가, 다음엔 ‘휘게’가 라이프 트렌드로(구체적으로는 리빙 인테리어 키워드로) 각광받더니 이젠 ‘라곰’이란다. 스웨덴에서 ‘너무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딱 적당한 만큼’이라는 뜻으로 통용되는 이 단어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시대의 한국 사회에 주효하다는 속삭임이 들린다.
잠깐, 스웨덴식 복지? “자비로운 전체주의가 더 적합한 용어”(477쪽)라고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의 저자는 일갈한다. 이 삐딱한 리버럴 탐색가의 눈에 스웨덴의 너그러운 사회복지제도와 화목한 ‘중도’ 뒤엔 국가 통제에 순응하는 개인주의가 드리워져 있다. 라곰 역시 집단의 자발적인 절제를 예찬하면서 서로가 튀는 것을 경계하는 일종의 문화적 문턱으로 비친다. 덴마크의 휘게? 와인과 촛불, 즐거운 시간에 대한 ‘강압에 가까울 정도로 규범적’(영국 인류학자 리처드 젱킨스)인 자기만족은 아닐까.
공교롭게도 저자는 영국 저널리스트로서 10년간 북유럽에서 살아봤고 책을 쓰기 위해 다시 덴마크·핀란드·아이슬란드·노르웨이·스웨덴, 5개국을 답사했다. 해박한 역사·정치 지식에다 영국식 유머가 빛나는, 다른 나라를 제 식대로 판단하는 ‘건방진 영국인’(535쪽)의 책이다. 그럼에도 구성원 전체가 거대한 중산층을 이룬 북유럽 국가들에 대한 애정과 경외 또한 분명하다. 이를 위해 버는 소득의 절반 안팎을 직간접세로 내는 덴 혀를 내두르면서 말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