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文대통령 발언은 위안부 합의에 반하는 것"

중앙일보

입력 2018.03.01 12:27

수정 2018.03.0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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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3ㆍ1절 기념사에서 한·일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고 말해서는 안된다. 전쟁 시기에 있었던 반인륜적 인권범죄 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는다”고 밝힌 데 대해 일본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양국 합의에 반하는 것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고, 극히 유감”이라며 “곧바로 외교루트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스가 관방 "외국도, 유엔 총장도 높이 평가한 합의"
외교루트 통해 "최종적으로 합의된 것" 한국에 항의
독도 발언에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언동"

그는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주일 한국대사관의 차석공사에게 항의했고, 주한 일본대사관의 공사가 한국 외교부의 동북아국장에게 항의했다”고 했다.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합의된 만큼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절대로 받아들일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연합뉴스]

스가 장관은 ‘문 대통령의 자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국가 최고 정상들이 합의를 했고, 미국을 비롯한 해외로부터도 높은 평가가 있었고, 유엔의 사무총장(반기문 전 사무총장)도 높게 평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우리나라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임을 수용했고 합의에 기초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 한국도 약속을 확실히 이행하도록 강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지지(時事)통신은 문 대통령의 위안부 발언에 대해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이라는 위안부 합의의 취지를 부정한 것"이라며 "일본에 추가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건 아니라고 했지만 사실상 합의를 유명무실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브리핑에서 스가 장관은 문 대통령이 독도 문제를 언급한 데 대해서도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의 입장에 비쳐볼 때 받아들일 수 없는 언동을 반복하고 있어 극히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다케시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1954년과 1962년, 또 2012년 국제사법재판소에 맡기자고 제안했지만 한국 정부는 응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다케시마 문제는 하루 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만 한국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확실히 전달하고, 대국적 관점에서 냉정하고 끈질기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문 대통령의 연설이 북한문제에 대한 (한ㆍ미ㆍ일의)공조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현재 최고의 과제는 북한문제에 대한 대응인 만큼 3국간 긴밀한 공조가 아주 중요하다”며 “대북한 대책에 대해선 계속 면밀히 연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