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신임 회장에 손경식 CJ 회장

중앙일보

입력 2018.02.27 17:09

수정 2018.02.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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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78ㆍ사진) CJ그룹 회장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차기 회장을 맡는다. 경총은 27일 오전 전형위원회를 열고 손 회장을 7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손 회장은 이날 전형위의 의견을 수락하면서 2년의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전형위는 손 회장이 대(對)정부 소통능력이 우수하고, 실무에 밝다는 점을 회장 선임의 배경으로 꼽았다. 실제 손 회장은 2005~2013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정부와 재계 간 가교 구실을 하며 갈등을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  

만장일치 추대…"경영계 목소리 충실히 대변"
여권 정치인 인선 개입 의혹으로 내홍 겪기도
다음달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막걸리 회동

손경식 CJ그룹 회장

경총 관계자는 “네 명을 차기 회장 후보로 압축해 논의한 결과 만장일치로 손 회장을 추대하기로 했다”며 “노사정대표자 회의에 참석해 일자리 창출,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임금체계 개편 등의 현안에 대해 경영계 입장을 대변하고 노동계와 대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CJ를 통해 “중차대한 역할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상생의 노사관계 및 경제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며 “중소기업을 포함한 재계와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경영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먼저 내부 조직 추스르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총은 최근 차기 회장 선임과 현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던 김영배 상근부회장이 사임하는 과정에서 여권 정치인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초유의 내홍을 겪은 바 있다. 당초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박상희 대구 경총 회장은 김 부회장을 재선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당 국회의원이 이런 상황을 막고자 대기업 회원사에 박 회장의 낙마를 요청했다는 게 의혹의 요지다.  
 
박 회장은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19일 회의에서는 신임 회장으로 내정됐는데, 22일 총회에서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어 안건 상정이 안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총은 물론 대기업 회원사, 해당 정치인은 “사실과 다르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경총 회원사인 한 대기업 고위 임원은 “인품과 덕망을 갖추고, 경제계 전반을 이해하고 있는 손 회장이 적임자”라면서 “다만 여권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얼마나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있다”라고 말했다.  
 
손 회장의 첫 대정부 행보는 다음 달로 예정된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막걸리 회동이 될 전망이다. 당초 국무총리실은 28일 서울 총리공관에서 경총 임원진들과 막걸리 회동을 가지려 했으나 차기 회장 선임이 무산되면서 일정을 다음 달로 연기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