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연출가 이윤택씨의 성추행 사실을 처음으로 실명 폭로한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26일 미투 운동 이후 첫 공식 석상에 섰다. 김씨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 제작발표회에 참여 연출가로서 참석했다.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은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극단의 신진 예술가 발굴을 위해 2015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현재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는 미투 현상을 두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여성들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이번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에서 그는 김경민 작가의 ‘너와 피아노’를 연출한다. 피아노 교습소를 배경으로 제자를 무시하며 폭언과 학대를 일삼는 선생의 이야기로, 현재 공연계 상황과 묘하게 겹친다. 이에 대해 김씨는 “3년 전 작품이 지금 현실과 만나고 있다는 게 당혹스럽다. 구조 속에서 선택의 문제인지, 전체 구조가 문제인지에 대해 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택 처음 폭로한 김수희 대표
“미투,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것”
배우 최일화 “모든 걸 내려놓겠다”
미투 폭로 내용에 대한 진위 논란도 불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익명 고발을 당했던 곽도원씨는 자신의 성추행설을 전면 부인했다. 곽씨 측은 “글쓴이가 같이 공연하며 성추행 당했다고 주장하는 시기에 영화 ‘황해’ 촬영 중이었다”고 반박하며 “이런 터무니없는 글로 미투 운동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임선빈 극단 아미 대표와 손훈모 변호사 등 100여 명이 후원자로 참여한 단체 ‘단 하나의 기준 프로그램 제작소’는 26일 서울 동숭동 스카이씨어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중 이윤택씨를 명예훼손 및 성폭력 혐의로 고소·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영·노진호 기자 jy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