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心)식당 │ 916솜씨
한식당 916솜씨는 ‘차돌박이구이와 돌미나리’처럼 육류·해산물 재료에 각각 맞는 제철 채소를 함께 낸다. [최정동 기자]
패션 마케터 박성목씨.
그는 ‘916솜씨’를 “몇 년 전부터 한식이 생각나면 가는 곳”이라며 “특히 이곳의 ‘차돌박이구이와 돌미나리무침’과 ‘갈비찜’을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이곳은 10년 넘게 신사동 가로수길과 이태원 등에서 이탈리안·프렌치 레스토랑을 해온 배윤경 대표가 2013년 연 한식당이다. 배 대표는 “내가 하고 싶은 요리를 할 수 있는 테스트 키친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마트든 재래시장이든 식재료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길 좋아했다는 그는 서울을 넘어 강원·제주의 재래시장까지 찾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식재료를 많이 접하게 됐고, 이를 요리로 풀어내기 시작한 것이 916솜씨다.
배윤경 대표는 소장 미술 작품으로 식당 인테리어를 꾸몄다. [최정동 기자]
제철식재료·한식당까지만 듣고 요즘 유행하는 모던한식당을 떠올린다면 오해다. 그는 916솜씨를 “일상적으로 먹는 한식을 깨끗하게 차려내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기본인 식재료는 제철 재료를 고집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올리는 조리법을 연구한다. 시그니처 메뉴인 ‘돌미나리전’은 각종 돌미나리와 해산물·양파 등을 넣어 만든다. 밀가루는 전이 붙을 정도의 소량만 넣어야 돌미나리 본연의 향과 맛을 최대한 느낄 수 있다. 모든 요리를 주문과 동시에 만든다. 예를 들어 ‘육전’은 주문하면 냉장고에서 생고기를 꺼내 소금·후추 간을 하고 쌀가루를 무쳐 부쳐낸다. 청결은 기본. 전을 한 판 부친 프라이팬은 바로 닦는다.
916솜씨는 기본 메뉴 외에 매달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이달의 솜씨 메뉴’를 선보인다. 봄엔 방풍·취·두릅 등 봄나물을 듬뿍 넣어 부쳐낸 ‘봄나물전’을 맛볼 수 있다. 올해 봄부턴 제철 메뉴를 코스로 구성한 ‘제철 한상’도 선보일 예정이다.
송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