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도 서영우와 손뼉...한국 썰매 이끄는 '원 팀(one team)'

중앙일보

입력 2018.02.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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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 윤성빈(왼쪽)이 봅슬레이 대표팀 선수들과 손을 맞잡고 환호하고 있다. 평창=김지한 기자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썰매 종목 마지막 경기인 봅슬레이 남자 4인승 경기엔 원윤종-전정린-서영우-김동현을 응원하기 위해 6000여명의 관중이 찾았다. 특히 이날 경기엔 눈에 띄는 장면도 있었다. 바로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 선수와 스태프들이 총출동한 것이다.
 
이날 원윤종-전정린-서영우-김동현을 응원하기 위해 남자 스켈레톤의 윤성빈과 김지수, 여자 스켈레톤의 정소피아, 여자 봅슬레이의 김유란, 김민성이 모두 경기장을 찾았다. 여기에 조인호, 리처드 브롬리 등 스켈레톤대표팀 코치들과 스타트, 영상분석, 트레이너 등 지원 스태프들도 함께 모였다. 이들은 원윤종팀이 극적으로 은메달을 확정짓자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기뻐했다. 김유란은 "숨 죽이면서 지켜봤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윤성빈은 '형님'들의 극적인 은메달에 "우와!"를 연신 외치면서 환호하고, 메달을 목에 건 봅슬레이대표팀 선수들과 손을 맞잡고 크게 기뻐했다.
 

25일 강원도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 은메달을 따낸 대한민국 원윤종-서영우-김동현-전정린 조가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서영우는 "우리는 장점이 하나밖에 없다. 바로 조직력과 단합이다. 다른 나라는 경계하고 팀 단위로 나눠져 있다. 하지만 우리는 팀이 하나로 뭉쳐져있다"고 말했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이 서로 나뉘는 것뿐 아니라 같은 국가 대표팀이라도 팀에 따라 지도자, 스태프가 다른 상황이 유럽 팀에선 흔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한국은 서로 이질적인 썰매 종목이라도 똘똘 뭉치는 힘이 주요한 특징으로 비춰지고 있다.
 

리처드 브롬니 스켈레톤 대표팀 코치와 피에르 루더스 봅슬레이 대표팀 코치. 평창=김지한 기자

봅슬레이 스켈레톤대표팀 김소중 의무트레이너, 곽호건 영상담당관, 김영현 육상코치(왼쪽부터). 평창=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영국 출신 리처드 브롬리 코치도 "다른 나라에는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이 함께 응원하고 격려하는 문화가 많이 없다. 한국은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 한 팀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다른 팀에는 없는 가족같은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2년간 한국팀을 가르치다 지병으로 별세한 고(故) 맬컴 로이드 전 대표팀 코치의 아내 지니 고트프리는 "남편이 세상을 떠났지만 이 팀은 내게 '제2의 가족'과 같은 팀이다. 팀이 좋은 결과를 낼 때마다 행복감도 더 커진다. 이 정도로 성장한 '팀 코리아'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고트프리는 한국을 응원하기 위해 지난 18일 방한했고, 25일 원윤종팀의 은메달을 현장에서 지켜본 뒤 눈물을 흘렸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대표팀의 '끈끈한 팀워크'는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또다른 쾌거도 기대하게 만든다. 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 총감독을 맡고 있는 이용 감독은 "누구 한 명이 잘 해서가 아니라 각 분야 모든 스태프들과 선수들이 힘을 합쳐 스켈레톤과 봅슬레이에서 쾌거를 이뤘다. 우리 종목은 베이징올림픽을 '제2의 평창올림픽'으로 준비하려고 한다. 이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