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은 김영철 방한이 결정된 후부터 정부·여당에 대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23일 오전 청와대를 항의 방문했고, 24일 오후 7시부터 통일대교 남단에서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은 털모자와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고 도로에 앉아 점거농성을 주도했다.
오늘 청계광장 집회, 체제전쟁 선포
천안함 때 국방장관이던 김태영
“김영철이 주범 아니란 건 난센스”
한국당은 26일 오후 3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김영철 방한 규탄 국민대회’를 열고 대여투쟁의 고삐를 죈다는 계획이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권과의 체제전쟁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이념 이슈를 제기해 와해된 보수진영을 결집시키고 당내 결속력도 높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대전 국립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희생장병들의 묘역을 참배하고 유가족들을 면담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정부는 김영철에게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부터 요구하는 게 순서”라며 “국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이 김영철을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은 정말 옳지 않은 일이다. 계획이 있다면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한국당의 점거농성에 대해 “평창올림픽 폐막일에 보여준 자유한국당의 작태는 국제적 망신이고 국민이 분노한다”고 반발했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대변인은 “한국당의 행위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훼방 놓기 위한 행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김태영 “천안함 폭침 김영철 한 게 뻔해”=천안함 사건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태영 전 장관은 2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천안함 폭침은 대남 전략을 총괄하는 당시 정찰총국장 김영철이 한 게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함 조사 결과에 김영철이 명시되지 않았다고 그가 주범이 아니라는 건 난센스”라며 “북한을 직접 조사할 수 없기 때문에 명확히 못한 것일 뿐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이 했을 것이라고 강하게 추측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이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도 김영철이 군사회담을 위해 방한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군사회담에서 만나는 것은 적과 적으로 만나는 것이고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는 건 서로 친구가 되자는 건데 차원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안효성·김준영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