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한수학회 등 11개 수학학술단체들의 모임인 한국수학관련단체총연합회(이하 수총)는 ‘미국·영국·호주·싱가포르·일본 등 해외 5개국의 수학 분야 대학입시 분석 요약’ 결과를 발표했다. 수총은 “세계 여러 나라는 이미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수학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교육부가 현 고1 이과 학생이 보게 될 수능 수학 출제 범위에서 기하 단원을 제외한다는 검토안을 내놓은 것은 이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일본 등 대입에서 수학 범위 넓히고 내용 심화
수학계 "4차 산업혁명시대 신기술, 수학 실력이 기반"
"현 고1 치를 2021 수능 출제범위에 기하 포함돼야"
교육부의 이런 입장에 대해 수학계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신기술은 모두 수학을 핵심 기반으로 하고 있어 수학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미래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반박했다. 이향숙 대학수학회장은 “다른 나라들은 모두 수학 교육과정을 심화시키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거꾸로 가고 있다”며 교육부의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이번에 수총이 공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국·일본 등은 대입에서 꾸준히 수학 과목의 범위를 넓히고 내용을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2016년 SAT(미국 대입시험)를 개정하며 수학 교과의 출제 범위를 넓혔다. 또 대학 진학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심화 수업인 AP 코스의 수학 시험은 모수함수·극형식함수·벡터함수·다항식 근사 등 한국의 ‘기하’ 교과 범위를 기반으로 출제하고 있다.
일본은 대학 입학시험의 이과 시험에는 기하·벡뿐 아니라 한국에서는 아예 교육과정에서 제외시킨 복소평면, 극좌표 등 심화된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 문과 학생들이 치르는 시험에도 삼각함수와 미분·적분을 포함해 심화 수준의 수열과 공간벡터 내용까지 선택하도록 했다. 수총은 "일본은 이과뿐 아니라 문과 학생까지 배우고 있는 공간벡터를 우리나라는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아예 삭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수총은 “대학에서 이공계를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에게는 ‘기하’ 과목을 배우게 하고 대입 시험을 통해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래 국가경쟁력을 위해 이공계 학생이 치르는 수능 수학 가형에 기하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