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격작전 수행 해병대 창설에 수직이착륙 전투기 탑재한 항모까지

중앙일보

입력 2018.02.22 11:38

수정 2018.02.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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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인사이드 
 

지난 2013년 일본 지바현 후나바시에서 자위대 낙하산 부대 제1공정단이 섬 탈환훈련을 하고 있다.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의 충돌을 염두에 둔 자위대의 훈련이다. [사진 중앙포토]

 
수륙기동단(해병대) 창설을 앞둔 일본이 전투력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오는 23일까지 열리는 코브라 골드 훈련에 일본 자위대 병력도 참가하고 있다. 코브라 골드 연합훈련은 미군 주도로 한국, 미국 등 해군·해병대원들이 참가해 매년 상반기 태국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열린다. 미군 주도의 동남아 지역 최대규모 상륙 훈련이다.
 

미 해병이 훈련에서 코브라의 내장을 제거한 후 껍질에 바람을 집어넣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日 자위대, 상륙전 수행 '수륙기동단' 창설
상륙전은 전략적 기동, 공격작전 준비나서
F-35B(수직이착륙 가능) 탑재 항모까지

2018년 3월, 일본 자위대에 육상총대사령부와 수륙기동단이 창설된다. 육상총대사령부는 기존의 중앙즉응집단을 모체로 창설되며, 한국군의 지상작전사령부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며 육상자위대의 5개 방면대를 통합작전 차원에서 지휘하게 된다. 남북 3000㎞, 6800 여개의 섬, 지진 등 자연재해로 인한 일본의 지리적 여건은 부상하는 중국 등 외부 위협 대처와 함께 자위대의 전략적 기동과 신속한 전개능력 등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육상총대사령부는 통막(합참에 해당)에 의한 일원화된 지휘체제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해 8월 시즈오카(靜岡)현 고텐바(御殿場)시 소재 히가시후지(東富士)연습장에서 열린 일본 육상자위대의 연례 사격 훈련 '후지종합화력연습'에서 자위대가 올해 도입을 시작한 수륙양용차(AAV)가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륙기동단은 일본판 해병대이다. 비록 규모는 1개 여단(3000명)이지만, 수륙양용차(AAV7) 52대와 옵스프레이(MV-22) 17대를 보유하는 전략기동부대가 탄생하게 된다. 지난 2002년 서부방면대 예하에 도서작전을 전담하는 보통과 연대(780여명)를 신설하였지만 2012년 센카쿠를 둘러싼 일중 영유권 분쟁이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 현재도 센카쿠 영유권과 동지나해 자원문제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2016년 항공자위대의 긴급발진(스크램블) 현황을 보면 총 1168건 중 중국이 851건을 차지한다. 특히 지난 1월 11일 중국의 핵잠수함이 센카쿠 접속수역을 잠행하는 등 군사적 갈등이 재연될 우려를 보이고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가 미 해군 보급함 보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코스카 기지를 출발하고 있다. [AP=뉴시스]

 
그렇다면 이러한 일본 자위대의 움직임이 동아시아 특히 한반도 안보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이를 위해서는 일본 해상자위대와 항공 자위대의 변화를 동시에 고찰해 보아야 한다. 자위대는 이전에 해상 수송함 오오스미(8900톤) 3대를 보유하면서 1개 연대 전투단을 기동시킬 수 있었으나, 현재는 헬기탑재 호위함(이즈모/1만 9500톤,  휴가/1만 3500톤)을 배비하면서 여단 규모의 전투부대를 전략적으로 투사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향후 공중급유 수송기(KC-767)와 C-2 수송기 도입을 통해 공중기동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특히 수직이착륙이 가능하며 장거리 수송능력이 뛰어난 옵스프레이(MV-22)는 전투즉응태세 측면에서 수륙기동단에 탁월한 기동력을 제공하게 되며, 주일 미해병대와 동일 기종을 보유함으로써 해상보안청 등 유관기관은 물론 미일 공동작전면에서도 상호운용성을 제고시켜 나가고 있다. 한편으로 아베 총리의 「국제협력주의에 입각한 적극적 평화주의」나 집단적 자위권 행사용인을 반영한 안보법제 논의에서 예상되는 사태나 적용범위에 지리적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개념과 연계하여 이를 군사적 측면에서 구현하는 일관성도 있다. 


일본 자위대 조직도 [일본 방위성]

 
물론 자위대는 이러한 능력보유가 근본적으로 방어적 차원에 있음을 강변한다. 실제 수륙기동단 창설을 위해 2013년 방위계획대강 개정에서 전차와 야포 목표수치를 각각 400대에서 300대로 축소하였으며, 자위대 정원 또한 자체 조정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 또한 잠재적 위협의 대상인 중국의 상륙작전 부대 규모나 능력을 고려시 충분한 논리적 근거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동북아 역내 군비경쟁을 자극하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해병대는 공격작전인 상륙전을 수행하는 전략적 기동부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헬기탑재 호위함에 F-35B(수직이착륙 가능)를 탑재하여 항모로 운용하거나, 도서 방위를 명분으로 순항미사일 등 공격용 무기도 검토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향후일본 내 헌법 개정 논의에서 전수방위 원칙 등과 함께 쟁점으로 주목된다.
 

지난 2016년 남수단에 파병되는 일본 자위대

 
현재 한국군은 2개 해병사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륙전을 수행하는 최정예부대로서 북한의 기습적 도발에 대비해 서해 5도 방위를 비롯한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 인한 군사적 위협이 증대하고 있는 시점에서 향후 북한의 기습적 도발에 대비하면서도, 유사시 해병대 본연의 기습적 상륙전 능력을 제고시켜 나가는 것은 전략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 자위대 수륙기동단이 전략기동부대로서 그 역할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동수단이 동시에 배비되는 것처럼, 유사시 한국 해병대의 공세적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국방개혁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믿고 기대해 본다. 한걸음 더 나아가 적극적 한일 안보협력을 통해 상호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한편 미국을 축으로 평시부터 상호운용성을 제고시켜 나가는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할 것이다.
 
권태환 국방대학교 교수·전 주일국방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