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중국에 '우리가 실패하면 전쟁 난다' 말해"

중앙일보

입력 2018.02.19 13:52

수정 2018.02.19 22:02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난 중국 측 카운터파트에게 '당신과 내가 실패하면 이 사람들이 전쟁에 이른다. 그건 우리가 바라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방영된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중국도 북한이 자국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에 미국과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김정은은)우리가 이것(북핵 해결)을 외교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함께 일해야 할 사람"이라며 "우리가 지금 결정해야 하는 건 '우리는 당장 (대화를) 시작할 것인가' '그들(북한)은 시작할 준비가 돼 있는가' 하는 것이며 그들이 (준비가) 안 돼 있다면 계속 압박하고, 나아가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응하고 나서지 않는 한 기존의 '최대한의 압박' 전략을 계속 구사할 뜻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CBS와의 인터뷰에서 "외교적 노력 시한 얼마 남은 지 몰라"
트럼프를 '멍청이'라 불렀는지 물음에는 끝까지 확답 피해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만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EPA]

 
또한 틸러슨 장관은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무력을 완성했다는 김정은의 호언장담에 대해 "우리를 신경쓰게 만들지만 동시에 우리의 결의를 강하게 한다"면서 "이런 정권이 미국을 이처럼 위협하는 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원 외교위원장인 밥 코커 의원은 '우리 모두 틸러슨 국무장관과 매티스 국방장관의 향후 8~10개월 동안의 외교적 노력이 성공적으로 끝나길 기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나라는 우리가 겪었던 어떤 군사적 결정보다 더 큰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8~10개월이라 했는데, 앞으로 몇 달이 남은 것이냐"란 진행자의 질문에는 "우리의 외교적 노력은 첫 번째 폭탄이 떨어지기 전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정확히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또 "핵무기는 그들(북한)에게 아무것도 사줄 수 없고, 그들을 더 은둔의 왕국으로 만들 뿐"이라면서 "(북한은) 외교적으로, 경제적으로 세계와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그동안 언론과의 단독 인터뷰에 잘 응하지 않았던 틸러슨은 이날 자신의 경질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내가 사임할지 혹은 그렇지 않을 지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내 자신"이라며 "난 평생 '내 말이 나를 구속하는 끈(My word is my bond)'란 신념으로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때에도 국가 정상들과 마주앉아 서로의 눈을 보며 협상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moron)'라고 부른 적이 있느냐는 끈질긴 질문에는 "이미 답을 했다" "보다 더 중요한 질의응답이 있다" 등으로 확답을 피했다.  
 
한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텍사스주에서 열린 '미국 우선주의' 세제개혁 행사에서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할 때까지 최대 압박을 지속하겠다. 미국은 그들(북한)이 이 나라를 위협하는 것을 멈추고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끝낼 때까지 북한 독재정권에 대한 최대 압박을 계속 가해나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