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24·강원도청)은 20대 중반의 나이에 걸맞지 않게 조용하고 수수한 스타일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신경 쓰는 곳이 있다. 바로 헬멧이다. 2011년 7월 스켈레톤에 입문한 윤성빈은 2014-2015 시즌부터는 대표팀 선수들이 사용하는 흰색 헬멧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캐릭터 아이언맨 헬멧을 쓰고 경기에 나선다. 그래서 그의 별칭도 자연스럽게 '스켈레톤의 아이언맨'으로 불리게 됐다.
윤성빈은 아이언맨을 매우 좋아한다. 그는 중앙일보와 신년 인터뷰 때 "빨리 아이언맨의 다음 시리즈가 나왔으면 좋겠다.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묵묵하던 모습도 아이언맨 이야기만 나오면 환하게 웃을 정도였다. 그만큼 아이언맨 헬멧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그는 "외국 선수들이 나를 보면 '아이언맨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심지어 아이언맨 피규어 선물을 내게 건네기도 한다"면서 "나를 드러내는 캐릭터라는 면에서도 좋아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 1위에 오르면서 얻은 강인한 이미지가 아이언맨과 잘 맞는다는게 주위 사람들 평가다.
'윤성빈=아이언맨'이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영화 제작사인 마블(MARVEL)도 더 주목받았다. 마블 한국 공식 페이스북은 윤성빈의 1·2차 주행을 펼친 15일 "연휴 첫날, 눈길 확 가는 실시간 평창. 자비스. 아니 윤성빈 선수. 응원합니다!"라며 윤성빈의 사진과 함께 글을 남겼다. '자비스'는 영화 '아이언맨'에서 나오는 아이언맨의 AI 비서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