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은 지난 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총리 공관에서 응우웬 쑤언 푹 총리를 만나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 효성]
베트남 진출 효과를 톡톡히 누린 곳은 효성그룹이다. 효성은 지난 2007년 호찌민시 인근에 베트남법인을 설립한 뒤 현재까지 총 15억 달러(1조6000억원)를 투자했다. 효성의 대표 상품 스판덱스(신축성이 있는 폴리우레탄 합성 섬유)와 타이어코드(타이어 원료로 쓰이는 섬유)의 절반 가까이가 생산되는 곳도 베트남이다.
롯데·CJ·KB증권 등 앞다퉈 진출
단순 공장 넘어 새 소비시장 주목
과거 의류·봉제업 일색이었던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는 2000년대 중반 이후 휴대전화·가전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장됐다. 삼성전자는 2009년, LG전자는 2015년부터 하노이 인근에 생산공장을 짓고 TV·휴대전화·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다.
베트남 증시가 활황을 보인 지난해부터는 국내 금융권의 진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 KB증권은 지난달 29일 베트남 하노이에 자회사 ‘KBSV’를 출범했고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1일 베트남 현지 합작사 ‘키스 베트남’에 38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베트남은 빠른 경제 성장으로 국민 소득이 늘면서 소비 시장으로서의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베트남 23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이끈 ‘박항서 매직’ 효과 등 ‘한류 마케팅’도 현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롯데와 CJ그룹 등 국내 유통회사들이 백화점·대형마트·영화관·음식점업 등에 앞다퉈 진출에 나서는 이유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