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9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성화봉송 주자로 나선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박종아, 정수현이 인사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박종아와 정수현(북한)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첫 경기였던 스위스전 결과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세라 머리(30·캐나다) 감독이 이끄는 남북 단일팀은 1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조별리그 B조 1차전 스위스(세계랭킹 6위)와의 경기에서 0-8(0-3, 0-3, 0-2)로 완패했다. 4골·2어시스트의 스위스 공격수 알리나 뮐러를 막지 못한 게 결정적 패인이었다.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에서 박종아가 공격을 드리볼을 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두 선수는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에 답했다. 박종아와 정수현은 남북 단일팀을 대표해 지난 9일 개회식에서 최종 성화주자로 참여했다. 성화봉을 맞잡은 두 선수는 계단을 올라 성화 점화자인 김연아에게 성화를 넘겼다.
이날 경기에서 각각 단일팀의 1·2라인 공격을 책임진 박종아와 정수현은 경기 내내 활발히 움직였지만, 스위스 골문을 열지 못했다. 단일팀의 역사적인 올림픽 첫 경기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이자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함께 응원했다. 북한 응원단도 응원전을 펼쳤다.
다음은 두 선수의 일문일답.
- 남북 단일팀이 첫 경기를 치렀다. 호흡은 어땠는지?
정수현="우리가 스위스에 실력은 뒤지지만, 정신력에선 뒤지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싸웠다."
단일팀의 북한 선수 정수현. [연합뉴스]
- 첫 경기라 부담이 많이 됐을 텐데.
박종아="경기 전에는 많은 국민 앞이라 긴장을 부담해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았다. 경기 후에는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점수 차가 커 실망한 건 사실이다. 앞으로 남은 두 경기에 집중하도록 노력하겠다."
- 경기가 끝나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뭐라고 했나.
정수현="승패도 중요하지만, 한민족끼리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달린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 스위스전을 통해 얻은 소득이나 수확이 있다면.
정수현="최상급 팀과 경기를 하는 것이 처음이어서 긴장이 됐다. 주저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것이다. 최상의 팀이 되기 위해 피땀 어린 노력을 하겠다."
남북 단일팀 주장 박종아. [엽합뉴스]
- 북한의 최고 지휘부 앞에서 경기를 뛰는 기분은 어땠나.
박종아="그분들이 있다고 해서 특별한 건 없었다. 많은 분 앞에서 좋은 경기를 펼쳐야겠다고 생각했다."
- 단일팀이 앞으로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나.
- 오늘 경기장 분위기는 어땠나.
박종아="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해본 적이 없어서 긴장을 많이 했다."
- 단일팀으로 모여 훈련하면서 언어의 차이로 불편을 느낀 적은 없었나.
정수현="처음에는 불편했다. 일상생활의 50%를 외래어로 쓰다 보니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그런데 점차 지내면서 나아졌다."
- 한국에 와서 지내는 것이 불편하지는 않은지? 여기 와서 가장 놀란 것은 무엇인지?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를 점화자에게 전하기 위해 남측 박종아 선수와 북측 정수현 선수가 성화대를 오르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 최종 성화 주자로 나선 소감은.
박종아="든 사람들에게 특별한 일이다. 나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북측 선수랑 같이 한다는 게 특별했다."
- 앞으로도 계속 여자 아이스하키가 단일팀으로 가는 것에 대해서는.
박종아="긍정적으로 말을 하면 경쟁 구도가 아니다 보니까 좋은 경쟁을 할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한다. 다른 측면에선 북측 선수 때문에 못 뛰는 우리 선수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럼 안 좋지 않겠냐는 생각도 있다."
강릉=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