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올림픽은 흔히 ‘잘사는 국가들의 스포츠대회’란 이야기를 듣는다.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봅슬레이 4인용 썰매 한 대가 2억원을 웃돈다. 이 때문에 메달 따기도 쉽지 않다. 메달을 하나라도 딴 나라가 여름올림픽의 경우 144개 국가라면 겨울올림픽은 40개국에 불과하다. 그만큼 겨울스포츠 확산은 어렵다. 따라서 평창올림픽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게 된 것은 그냥 이뤄진 게 아니다. 강원도가 2004년부터 겨울스포츠 불모지 국가들의 꿈나무를 상대로 ‘드림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 큰 힘이 됐다. 83개국 1919명이 이 프로그램을 거쳤고 이 중 24개국 185명이 평창에 선수로 출전한다.
92개국 2925명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
17일간 열전으로 인류의 한계에 도전
정정당당 최선 다하는 모든 선수가 승자
평창올림픽에 이르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도핑 스캔들로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해야 하는 일이 벌어졌고 북한의 갑작스러운 참가로 적지 않은 굴곡이 있었다. 특히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 스포츠의 페어플레이 정신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북한에 가려 전 세계에서 온 스타 플레이어들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같은 모든 이야기를 뒤로한 채 평창은 이제 선수들에 의한 진검승부의 시간을 맞았다.
스포츠에는 감동과 눈물이 있다. 세계가 열광하는 이유다. 오로지 땀과 눈물로 지난 4년을 다져온 선수들의 투혼이 빛을 발할 시점이다. 승자와 패자는 인위적인 가름에 불과할 뿐이다.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한 선수 모두가 승자다. 끝 모를 한계를 넘고자 하는 인류의 아름다운 도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야 할 때다. 그리고 그 감동의 무대인 평창은 세계에 빛나는 가장 밝은 별이 돼 지구촌 전사들의 활약을 환하게 고루 비춰야 할 것이다. 평창올림픽이 인류의 화합을 다지는 스포츠 한마당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