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부터 나라를 뒤흔든 ‘국정농단’ 사건을 필두로 항소심 형사사건이 늘면서 서울고법에 새로 신설된 형사13부 재판장을 맡았다. 그 직후 인 같은해 9월 이 부회장 사건의 공판준비 절차를 시작해 이날 선고까지 4개월여 재판을 이끌었다. 정 부장판사는 첫 재판부터 “야간에 재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변호인단에 “한두 마디 의견을 개진하는 정도로 끝나야지 계속 공방이 오가는 것은 앞으로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핵심 쟁점 위주로 소송을 이끌었다. 이미 1심에서 장시간 신문이 이뤄진 증인에 대한 신문은 신속히 진행해 재판이 비교적 원활히 이뤄졌다고 한다.
정판사, 4개월 간 이재용 2심 이끌어
2015년 서울변회 선정 우수 법관
2014년 솔로몬저축은행에서 총 4000만원을 수수하는 등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이석현 전 민주당 의원의 항소심 재판에서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은 검찰의 상고 포기로 확정됐다. 2015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발표한 법관평가에서 정 부장판사는 우수법관 8인에 선정됐다. 당시 서울변회는 “공정한 재판 진행과 절차 엄수로 재판을 충실히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평소 신중한 정 부장판사의 성격에 비춰볼때 이날 집행유예 판결은 사전에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반응도 나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