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재의 밀담] 인터넷 사진 한장에 충격 받은 미국

중앙일보

입력 2018.02.03 06:00

수정 2018.02.0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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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장의 사진 때문에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중국이 개발 중인 레일건. [사진 小月雨田]

 
디펜스뉴스ㆍ더드라이브ㆍ파퓰러미캐닉스 등 다양한 미국 매체들은 1일(현지시간) 중국이 레일건을 개발 중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 첨단 레일건 개발에 열심
미국은 난제에 부딪혀 고민 중
기술로 중국 누르려는 전략 차질

그 증거는 중국 허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우창(武昌) 선박중공업유한공사 부두에서 최근 찍은 사진 한장이다. 중국 해군의 072III급 상륙함인 하이양산(海洋山)함 뱃머리에 올려진 함포 사진이었다.
 

미국이 개발 중인 레일건. [사진 미 해군]

 
그런데 이 함포는 일반 함포와 겉모습이 다르다. 일반 함포보다 훨씬 포신이 두껍고 포탑도 크다. 마치 가분수처럼 보일 정도다. 이 사진은 중국의 한 네티즌이 찍어 유포됐고, 점점 더 많은 사진이 올라온다. 한 중국 네티즌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리기도 했다.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이 함포를 중국이 한창 개발 중인 레일건이다. 레일건의 크기와 모양은 미 해군 것과 비슷해 보인다.  


레일건 작동 원리. [출처 www.doityourselfgadgets.com]

 
레일건은 전자기 유도로 발사체를 가속한 뒤 발사하는 무기다. 두 줄의 금속 레일에 전류를 흘려보내면 자기장이 생성된다. 이 레일 위에 올려진 발사체는 자기장의 힘을 받아 앞쪽으로 날아가려는 힘이 발생한다. 물리학 시간에서 배운 ‘플레밍의 왼손법칙’을 생각하면 된다. 엄청난 가속도로 날아가면 운동 에너지만으로도 적을 파괴할 수 있다. 레일건은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의 ‘전략방위구상(SDIㆍ일명 스타워즈 계획)’ 때부터 탄도미사일 요격 무기로 연구에 들어갔다.
 
 
미 해군은 이 레일건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었고 가장 기술이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총알보다 빠른 마하 7(시속 8568㎞)의 속도로 200㎞이상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5억 달러(약 5400억원)를 투자했지만 아직도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레일건은 분당 발사 속도가 기대치(10발)에 훨씬 못 미치는 4.8발로 나타났다.
   

중국의 레일건 컴퓨터 그래픽. [자료 模人一架]

  
미 국방부 산하 전략역량처(CSO)는 지난해 11월 막대한 예산을 계속 쏟아부으면 레일건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레이저 무기나 극초음탄(HVP)에 집중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은 앞선 기술과 첨단 군사력을 내세워 중국의 급부상을 억제하려는 3차 상쇄전략을 구상했다. 그런데 미국이 레일건 개발에서 헤매고 있는 동안 중국이 성큼 따라왔기 때문에 충격은 커 보인다.

  

중국이 개발 중인 레일건 사진. [출처 Andrew Tear]

 

군사 전문 자유기고가인 최현호씨는 “중국은 1980년대부터 레일건 관련 연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항공과학공사(CASIC)의 206연구소 등 관련 연구 시설과 인력도 많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