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석 판사 “이따위 세상에 나아가야 할 딸들 보며 가슴이 무너져”
글 올린 뒤 “제가 얘기한 me first란
거대한 흐름인 me too에
함께하는 작은 가지에 불과”
“이 문제에 관해
오래 싸워오신 분들과 피해자분들께
더 많은 발언권이 주어졌으면…”
문 판사는 또 “#Me Too 운동에 지지를 보내는 것에 그치지 말고, 내 앞에서 벌어졌을 때 절대로 방관하지 않고 나부터 먼저 나서서 막겠다는 #Me First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이어 “한 명, 단 한 명이라도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하며 제지한다면 이런 일은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 단 한 마디”라며 “나부터 그 한 사람이 되겠다. 그동안도 그러려고 노력했지만, 앞으로는 더 노골적으로, 가혹하게, 선동적으로 가해자들을 제지하고, 비난하고, 왕따시키겠다”고 적었다.
다시 올린 글을 통해 그는 “감히 여성들의,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체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자 함이 아니다. 가해자 내지 방관자 쪽이기 쉬운 중년 기득권 남성으로서 반성하고, 가해를 방관하지 않고 나서서 제지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 그리고 주로 저와 같은 입장에 있는 분들에게 권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판사는 또 “제 글과 관련하여 인터뷰 요청이 여러 곳에서 오고 있는데, 이미 오랫동안 힘겨운 싸움을 해온 분들이 계신데 제가 감히 나설 주제는 못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에 관해 오래 싸워오신 분들과 피해자분들께 더 많은 발언권이 주어졌으면 한다”고 썼다.
소설 ‘미스 함무라비’, 에세이 ‘판사유감’ 등을 쓴 문 부장판사는 지난해 ’전국의 부장님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신문 칼럼으로 화제를 모았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