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치·경제 전문가들 잇단 기고
“중국, 삼성 불안정 이용하려 기다려”
“샤프·소니 등 경쟁기업 반사 이익”
한국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네오마 비즈니스스쿨의 가브리엘 지메네즈 로슈 교수는 15일 프랑스 ‘라 트리뷴’을 통해 “대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수사는 한국 경제에 해만 될 수 있다. 한국 기업의 주요 시장은 한국 밖에 있다”라며 “한국 국민이 스캔들을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재벌의 성공을 좋아하고 경쟁력을 잃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일본의 경제 칼럼니스트 카타야먀 오사무도 12일 일본의 온라인 매체 ‘블로고스’에 올린 글에서 “50조원이 넘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미래전략실의 전략 투자 결과인데, 앞으로 새로운 투자 결정은 누가 할 것인가”라며 “샐러리맨 출신의 경영진은 위험부담을 안고 나서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부회장의 장기 구속이 이어지면 삼성의 경영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고, 한국 경제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삼성의 불확실한 미래는 경쟁국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 대사를 지낸 맥스 보커스 미국 전 상원의원은 지난 16일 미국 의회 전문지 ‘더 힐’에 올린 기고문에서 “삼성에 대한 가혹하고 불공평한 처벌은 삼성과 한국의 경쟁자들이 (삼성과 한국에) 해를 가할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며 “한국에서 수십만 명을 고용하고, 국내 총생산의 20%를 차지하는 삼성의 불안정은 한국 경제 전체의 불안정을 뜻하며, 중국은 어떠한 불안정이라도 이용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라고 썼다.
버락 오바마 미정부 때 중소기업청(SBA) 수석 고문을 역임한 매트 와인버그도 지난해 11월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에 “한국 내 정치적 변화에 따른 대기업들의 내부적 혼란과 경영환경의 변화는 일본 기업들에 잃어버린 입지를 회복하고 시장점유율을 되찾을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이라며 “도시바와 샤프·소니가 한국 기업들을 제칠 기회가 드디어 왔다”라고 진단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