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세 갈래 수사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해 들어갔다. 그의 재임 시기(2008~2013년)에 벌어진 고위 공직자들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주 관련 의혹은 서울중앙지검 뿐 아니라 서울동부지검에 별도 수사팀을 꾸려 ‘투 트랙’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 수사 어디까지 왔나
다스, BBK투자손실 140억 환수 때
MB 청와대 개입 드러나면 직권남용
시형씨 우회상속 의혹도 짚어야
직권남용 혐의는 공소시효가 7년이라서 아직 처벌 기한이 남아있다. 이마저도 대통령 재임 기간(2008년 2월 25일~2013년 2월 24일)에는 정지된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김 전 총영사가 다스 투자금 회수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규명한 이후의 수사 핵심은 청와대 인사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40)씨의 다스 우회상속 의혹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최근 1~2년간 시형씨가 대표로 있는 에스엠은 창윤산업·다온 등 현대차의 2차 협력업체, 즉 다스의 주요 하청업체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사세를 불렸다. 한 로펌 소속 변호사는 “다스의 하청 일감을 에스엠이 독식한다는 점에서 아들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형태로 우회상속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며 “협력업체 인수 과정에서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검찰이 들여다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국내 자동차 업계에선 ‘갑을 문화 해소’, 상생 성장을 목적으로 1차 협력업체가 2·3차 협력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일이 정책적으로 추진돼왔다.
올 들어 잇따라 공개된 녹취파일도 이 전 대통령 부자가 사실상 다스를 지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이 전 대통령의 외조카 김동혁씨가 “다스가 BBK로부터 돌려받은 140억원을 ‘영감’이 시형씨를 통해 달라고 했다”고 발언하는 녹취 파일이 공개됐다. “이상은 회장(이 전 대통령의 큰형)도 나도 희생했다”는 이동형 다스 부사장의 발언이 담긴 통화 녹취가 공개된지 이틀 만이다. ‘영감’은 이 전 대통령을 가리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 또한 총 800여 개의 녹취파일을 확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사 관계자는 “다스 관계자의 녹취를 모두 다 확보해 참고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정진우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