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외래 진료 대기 시간 '21분'…10분 넘으니 "못 참아"

중앙일보

입력 2018.01.25 12:00

수정 2018.01.25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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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접수 창구 앞이 환자와 보호자들로 붐비는 모습. [연합뉴스]

21분. 지난해 국민이 병ㆍ의원서 외래 진료를 기다리며 앉아있던 평균 시간이다. 대기 시간 10분까지는 '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넘어가면 인내심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이러한 내용의 '2017 의료서비스경험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처음으로 실시된 조사다. 지난해 10~11월 전국 5000가구의 15세 이상 가구원 1만1098명에게 의료서비스를 받은 경험,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인식 등을 설문했다.

복지부, 지난해 1만여명 조사한 결과 공개
국민 10명 중 7명, 외래·입원 진료한 경험

외래 대기시간, 병원이 의원보다 7분 길어
10분 넘어가면 '적절하다' 절반 이하 급감

보건의료제도 변화 필요성엔 57%가 공감
'본인 부담' 건보료 인상 찬성은 28% 그쳐

병ㆍ의원 이용은 어땠나

지난해 의료서비스 이용률. [자료 보건복지부]

 지난해 외래ㆍ입원 등 의료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한 비율은 68.6%였다. 국민 10명 중 7명은 병ㆍ의원 진료를 받았다는 의미다.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의료기관을 찾는 발길도 잦아졌다. 20대는 외래 진료를 받은 경우가 절반에 미치지 못한 49%였다.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은 90.7%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노인 비중이 높은 읍ㆍ면 주민(68.4%)이 동 단위 주민(67.7%)보다 의료서비스 이용이 많았다. 


 의료기관 방문 이유는 ‘가깝다’(40.7%)와 ‘익숙하다’(29%)가 주로 꼽혔다. 늘 이용하는 곳이나 이동하기 편한 곳으로 가는 것이다.

지난해 외래 진료 대기에 걸린 평균 시간. [자료 보건복지부]

 진료 당일 외래 접수 후에 기다린 시간은 평균 20.8분으로 나타났다.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병원(26.4분)이 의원(18.9분)보다 7분 이상 길었다. 특히 10분을 넘어간 후로는 ‘대기 시간이 적절하다’는 응답이 급감했다. 5~10분일 때는 73.9%가 괜찮다고 했지만, 10~15분은 45.8%로 절반 이하였다. 30분이 넘어가는 건 13.3%만 적절하다고 봤다.
 
 외래 진료 의사의 태도ㆍ서비스에 대해선 83.2%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특히 의사가 예의 있고 정중하게 대했다는 응답자는 89.1%였다. 다만 질문과 걱정을 충분히 말할 수 있었다는 비율은 78.4%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의사 외래 진료에서 경험한 서비스 만족도. [자료 보건복지부]

 각종 만성질환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비율은 23%였다. 질병 별로는 고혈압(13.7%)과 당뇨병(6.1%), 관절병(4.8%)의 순이었다. 특히 고혈압은 읍ㆍ면 주민(19.6%)이 동 단위 주민(12.1%)보다 진료받는 경우가 두드러졌다.
 
보건의료 제도 만족할까

보건의료제도의 변화 필요성, 건강보험료 인상 여부에 대한 설문 결과. [자료 보건복지부]

 국민은 보건의료의 변화를 원하지만, 건강보험료 인상엔 회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병ㆍ의원 이용 접근성, 건강보험ㆍ의료비 지원, 의료 인력ㆍ시설 상황 같은 보건의료제도가 바뀔 필요가 있다는 응답자는 57.4%였다. 절반을 넘는 사람이 현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본 것이다. 특히 경제 활동이 활발한 30대(31.9%)ㆍ40대(28.8%)의 불만이 컸다.
 
 건보 보장성 확대 등을 위해 건보료를 추가로 낼 수 있는지 묻자 28.1%만 찬성했다. 28.8%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고, 42.8%는 반대 의견을 냈다. 본인 부담이 늘어나는 데 대해선 부정적인 생각이 더 많다는 의미다.

비용 부담에 따른 의료서비스 포기 비율. [자료 보건복지부]

 지난 1년간 비용 부담 때문에 의료서비스 이용(만성질환 기준)을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 의료비 때문에 의료기관을 아예 찾아가지 못한 비율은 2.6%였다. 추가적인 진료나 치료를 포기한 건 3.8%였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