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0분 서울에너지공사 산하 동부지사에서 나오는 온수를 공급하는 배관이 파손돼 이 지역 일대 6만5000 가구에 난방이 끊겼다. 지름 60㎝인 배관은 이날 오전 2시 30분에 복구됐다. 서울에너지공사 관계자는 “온수를 우회시켜 공급하는 가배관 공사를 끝냈다”며 “본 배관도 빠른 시일안에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아침 기온 영하 16도 밑돌고, 체감온도 역시 영하 23도
24일 오후 7시 30분 온수 공급 배관 파손돼 6만5000 가구 난방 끊겨
중랑구청, 난방 되지 않는 주민 위해 전기판넬 있는 경로당 피신 안내
노원구 중계주공4단지 주민대표 홍성만(60)씨는 “이 아파트에 27년 살면서 처음 겪은 일이다. 우리에겐 아파튼 노후 배관 교체하라고 하면서 서울시는 주요 배관을 왜 진작 바꾸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 차모(42)씨는 “목욕하려는데 뜨거운물 안나와 못했다. 온 가족이 전기 장판 위에 있었지만 공기 추워 이불 덮고 덜덜 떨었다. 한파 계속되는데 미리 대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주부 이소영(43)씨는 “저녁 8시 무렵 설거지하는데 갑자기 뜨거운 물 안 나와 퇴근한 남편도 씻지 못했다. 학원 마치고 온 초등학생과 중학생 아들들도 핫팩으로 손을 녹여야 했다”고 전했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또 다른 노원구 주민은 강남구에 있는 친척 집으로 이동했다. 노인들은 3~4겹씩 내복을 입었고, 가스레인지로 물을 끓여 샤워를 해결하는 주민도 있었다.
이날 오전 8시 54분에는 지하철 2호선이 단전으로 멈춰 섰다. 서울교통공사는 59분 급전해 지하철을 다시 운행시켰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 출근하던 시민들은 “지하철이 문이 열린 채 멈췄다”며 추위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온라인에선 “미세먼지 대중교통 무료화 예산 100억원을 온수 배관 보수에나 쓰라”, “중단 사고 없이 지하철로 출근하는 날이 드물다”며 한파에 이어진 사고에 항의하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매서운 한파에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괘석2리 바회마을은 관정이 얼면서 물 공급이 끊어져 10가구 30여 명의 주민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강원도소방본부에 “마을 관정이 얼어 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급수차로 5t의 생활용수를 지원했다.
홍성애(58·여) 이장은 “홍천에 살면서 이렇게 추운 경우는 처음”이라며 “배관이 언 상태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모터가 계속 돌아가 모터까지 고장 났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6분쯤 정선군 신동읍 운치리 경로당도 물탱크가 동파되면서 물 공급이 끊어져 소방당국이 3t의 식수를 지원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 기온은 홍천 내면 영하 27.1도, 철원 김화 영하 26.7도, 평창 봉평 영하 26.4도, 화천 광덕산 영하 26도, 인제 향로봉 영하 25도, 횡성 안흥 영하 24.7도, 양구 해안 영하 21.8도, 춘천 영하 20.6도, 태백 영하 20도, 속초 영하 16.2도, 강릉 영하 14.3도 등이다.
현재 도내 18개 시·군 전역에는 한파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김민상‧임선영‧이태윤 기자, 홍천=박진호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