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우버, 한국계 여성이 혁신 맡는다

중앙일보

입력 2018.01.25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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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의 최고 다양성·포용 책임자(Chief Diversity and Inclusion Officer)에 선임된 이보영씨. [사진 링크드인]

세계 최대의 차량호출업체인 우버가 그동안 문제시됐던 사내 문화 혁신작업을 한국계 여성에게 맡긴다.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리코드는 23일(현지시간) 우버의 첫 최고 다양성·포용 책임자(Chief Diversity and Inclusion Officer)에 이보영(사진)씨가 선임됐다고 보도했다. 이씨는 지난해 성추문 논란으로 최대 위기에 직면한 우버의 기업문화를 뜯어고치는 역할을 맡는다. 리코드는 “그가 오는 3월부터 우버로 출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첫 최고 다양성·포용 책임자 이보영

이씨는 미시건대와 뉴욕대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 뒤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 재보험 중개 및 금융자문사 에이오앤 등을 거쳐 지난 2013년부터 마시에서 글로벌 다양성·포용 책임자로 근무해왔다. 이씨는 IT 매체 테크크런치와 서면 인터뷰에서 “우버의 영입 제안을 수락한 건 변화를 갈망하는 진정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쌓은 경험을 우버 직원들을 위해 활용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씨의 CDIO 자리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초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우버 내 성추행 사건에서 비롯됐다.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을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시발점이었다. 우버는 지난해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을 고용해 우버의 사내문화를 구석구석 점검토록 했다. 그 결과 홀더는 우버 이사회에 “현 글로벌 다양성 팀장을 최고 다양성·포용 책임자로 승격시켜 최고경영자(CEO) 또는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직보하는 체계를 만들라”고 권고했다.
 
이후 우버는 수 개월간 현 다양성 팀장인 버나드 콜먼을 승진시킬지, 외부 인사를 영입할지를 고민하다 이씨를 영입했다. 내부 인사로는 과감한 조직문화 혁신을 끌어내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우버의 최대주주가 된 소프트뱅크는 이번 혁신을 두고 코스로샤히 CEO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큰 것으로 전해진다. 우버의 마초적인 기업 문화를 고치지 않고선 내년 예정된 기업공개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