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매코널 "2월 DACA 상정"에 3주 예산 처리
트럼프, 하원은 약속 안 해 2월 이민법 전쟁 예고
미국 언론들은 척 슈머 원내대표가 “한 당이 대통령직과 상ㆍ하원을 차지한 상황에서 사상 첫 셧다운”이라며 기세 좋게 시작했다가 대통령에게 생채기도 못 내고 굴복했다며 ‘민주당의 완패’로 평가했다.
그러자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가 “공화당 원내대표와 나는 합의에 도달했다. 몇시간 후엔 정부가 재개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오후 차례로 진행된 필리스버스터 종결과 3주 임시예산안 표결을 81표라는 압도적 다수로 가결됐다. 무소속 2명을 포함한 49명 야당 의원 가운데 33명이 찬성으로 돌아섰다.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에는 빌 넬슨(플로리다)을 포함해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주(Trump-State) 출신 의원 10여명이 포함됐다. 11월 중간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의원들로선 지역의 셧다운 책임론이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끝까지 반대한 진보성향 의원들은 지도부와 온건파 의원들이 “DACA 청소년들을 배반했다”고 비난하면서 민주당은 내분 상황으로 내몰렸다. 민주당 하원은 4분의 3인 다수가 반대표를 던진 것도 이 때문이다.
리처드 블루맨탈(코네티컷) 의원도 기자들에게 “내 교훈은 백악관은 물론 하원의 동참없이 상원에서 한 약속은 훨씬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며 “공화당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DACA 법안을) 표결에 부친다는 것을 믿을 수 없고, 사실은 그 반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비록 취임 1주년 기념일 날 정부 셧다운을 맞았지만 결국 ‘민주당 셧다운’이란 정치공세를 퍼부으며 아무 양보 없이 정부를 정상화한 트럼프 대통령을 승자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예산안 통과 직후 성명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제정신을 차리고’ 우리 위대한 군과 국경순찰대, 구급대원들과 취약 아동을 위한 보험에 예산을 지원하게 돼 기쁘다”며 의기양양한 성명도 발표했다. CNN방송은 이후 백악관에서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 더그 존스(앨라배마) 민주당 상원의원과 만나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DACA 구제법안에 대해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필리버스터를 51%(단순 다수결)로 중단시킬 수 있는 비상조치인 ‘핵 조항(Nuclear Option)’을 발동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거부하고 통상적인 의사규칙대로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킨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승자로 꼽힌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는 “매코널 대표가 2월 8일 이후 DACA 청소년들에 대한 입법안을 상정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이민법안 전쟁의 무대는 마련해준 셈”이라고도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