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2608건의 트위터를 하나씩 살펴봤다”며 “트윗의 32%는 오전 6시~9시 사이에 전송됐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 시간은 트럼프 대통령이 애청하는 폭스뉴스의 뉴스쇼 ‘폭스 앤 프렌즈’가 방송하는 시간이라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일 아침마다 이 쇼를 2시간가량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BC "10건 중 3건, 오전 6~9시에 전송"
비난 트윗, 칭찬보다 135% 많아…주 공격 대상 '언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 7개월 동안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트윗을 단 한 번만 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BBC는 밝혔다. 이 트윗은 김 위원장이 괌 포격 위협에서 한발 물러섰던 지난해 8월 올라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이 매우 현명하고 상당히 논리적인 결정을 내렸다”면서 “안 그랬다면 재앙적이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 뒤 바로 ‘미치광이(madman)’라고 김 위원장을 칭한 데 이어 ‘작고 뚱뚱하다(short and fat)’고 그를 묘사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BBC는 미 MSNBC 방송의 진행자인 미카 브레진스키와 유명 래퍼 스눕독, 런던 시장 사디크 칸,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아놀드 슈왈제네거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 대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데 앞장섰던 MSNBC 방송의 진행자 조 스카보로와 미카 브레진스키를 겨냥해 “시청률도 안 나오는 모닝 조가 나에 대해 나쁘게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앞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친 미카와 사이코 조의 아이큐는 그렇게 낮나”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린 바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금발 머리와 검은 양복, 붉은 넥타이를 따라한 광대가 과장된 몸짓으로 연설하다 얻어맞고, 결국 총살 당하는 내용이 담긴 스눕독의 신곡 뮤비에 대해서는 “만약 오바마 대통령 시절, 그에게 총을 겨누고 발사했다면 감옥에 갔을 것”이라면서 분노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그가 올린 칭찬 트윗은 군대나 참전 용사 관련이 79건이었고, 폭스뉴스 관련이 35건이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언론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를 칭찬한 트윗도 12건이었다. BBC는 그의 아들과 골프선수인 개리 플레이어, 엠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도 칭찬 트윗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BBC는 “트럼프가 최근 몇 개월간 공화당 지도자들을 점점 더 많이 찬양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며 “그의 당과 더 많이 일할 의향이 있음을 암시한다”고 해석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