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단일팀이 성사되기까지 남북 당국이 보여준 모습에서 우려되는 대목이 많았던 점은 유감이다. 당장 현송월이 이끄는 북측 사전점검단은 20일로 예정됐던 남측 방문을 전날 밤 돌연 아무런 설명 없이 취소했다가 하루 뒤에야 방남하는 결례를 저질렀다. 그러나 정부는 북측의 이런 안하무인 행태에 유감을 표명하기는커녕 “(북한 참가에) 비협조적인 보도가 많으니 자제해 달라”며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혹여 북측이 우리 정부를 길들이고 우리 언론을 통제하려는 속셈에서 현송월 방문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셈이다.
현송월 방남으로 북 평창 참가 굳혀져
평화·비핵화 고루 촉진하는 계기 되길
북 눈치보기·제재 선 넘는 대우는 금물
평창올림픽을 한반도 평화 구상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정부의 뜻이야 좋다. 그러나 관계 부처들이 백방으로 뛰고 있는데도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은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 도무지 평양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이 올림픽에만 나와주면 모든 문제가 풀려갈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진 국민은 없다. 올림픽은 평화롭게 치르되, 북한의 핵 야욕은 더욱 강하게 옥죄는 현실 감각이 절실하다. 정부가 혹여 올림픽을 핑계로 대북제재 강도를 낮추고 교류를 늘려간다면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어렵게 얻어낸 ‘운전석’은 하루아침에 날아갈 우려가 크다.
올림픽은 지구촌 모든 나라가 뭉쳐 치르는 글로벌 축제의 최고봉이다. 정부는 남북 공동 개최에만 집착해 평창올림픽을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시키는 우를 범해선 안 될 것이다. 북측 대표단을 따뜻하게 맞아주되 도를 넘은 눈치 보기나 유엔 제재 같은 국제 규범을 벗어나는 대우를 해주는 건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