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한국에서 개최된 국제종합대회에 지금까지 세 차례의 선수단을 파견하면서 매번 응원단도 함께 보냈다.
한국 방문 이후 '비조직 행동 발언' 우려
북, 응원단 230명 평창을 방문하기로 결정
응원단 통해 北사회 단결력 선전하려는 듯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에 303명의 응원단을 파견한 북한은 20대 초중반의 여대생과 취주악단 등으로 구성된 미녀응원단의 활약으로 인기를 끌었다.
2년 뒤인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124명으로 구성된 북한 응원단이 대표단과 함께 한국을 찾아 일사불란하게 응원을 펼침으로써 화제가 됐다.
북한 선수단이 방한한다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대규모 미녀응원단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손벽치기 따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는 의미의 응원은 북한에서 주로 ‘응원단’·‘응원조직’ 등의 용어로 사용한다.
북한 교육기관에서 근무한 탈북민 박지연(가명)씨는 “북한에서 체육경기 응원은 선수들의 사기(士氣)를 높여주기 위해서 뿐 아니라 중요하게는 조직의 단결된 위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또한 “체육경기 종합등수 책정에서 결정적인 것은 응원점수”라고 말했다.
북한은 기념일을 맞아 학교·기관에서 체육경기를 조직하고 마지막에 학부별·부서별 등의 단위로 종합등수를 발표하는데 종목별 점수 중 응원조직 점수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게다가 지난 15일 노동신문도 ‘새 기적 창조에로 이어질 체육열풍’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체육경기를 하는 김정숙평양방직공장 소식을 전하며 “응원자들이 선수들보다 더 흥분되고 격동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신문은 “이것은 집단의 뭉친 힘으로 오늘의 총진군에서 승리를 쟁취하려는 맹세의 분출”이라며 “공장노동계급의 단결력과 전투력이 백배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중앙기관에서 근무한 고위 탈북민 김모씨는 “북한이 과거 예술대학 등의 학력·출신 성분을 꼼꼼히 따져 응원단을 구성함에 따라 미녀응원단을 몰고 다닌다고 화제가 됐다”며 “하지만 북한 당국은 세 차례에 걸치는 응원단 선발에서 고위층 자녀는 철저히 배제하라는 내부지시를 내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씨는 “이 조치가 한국 행을 경험한 자녀들의 ‘비조직적 행동·발언’으로 인한 고위층 부모 처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당의 배려’라는 판단으로 자식을 가진 간부들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며 “이러한 내용의 지시는 이번 응원단 선발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만호 경북대 교수는 “북측이 응원단을 보내 체제 선전에 활용함과 함께 미녀응원단의 활약을 통해 대북경계심을 완화하고 평화공세에 나서려 한다”고 분석했다.
김수연 통일문화연구소 전문위원 kim.suyeo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