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154만원까지 떨어졌다. 해외에서 비트코인 가격 1만 달러 선이 붕괴하자, 국내 투자자들은 매물을 쏟아냈다. 지난 6일 기록한 고점(2889만원)에 비하면 60% 폭락했다. 과매도에 국내 암호화폐 가격이 해외보다 더 떨어지면서 프리미엄은 10% 선으로 줄었다. 이날 암호화폐 커뮤니티에는 “이제 그만 코인판을 떠나려 합니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중국, 암호화폐 채굴·거래 조이자
값 떨어지며 국내 수요도 줄어
11일 새 투매 쏟아져 60% 폭락
한때 50% 넘던 ‘김프’ 10%대로
규제에도 프리미엄이 사라지지 않은 건 암호화폐를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거래소 안에서의 매수-매도 호가의 균형을 통해 형성된다. 국내 투자 열기는 유별나다. 업비트와 빗썸은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글로벌 거래량 1·3위를 차지한다. 전 세계 경제 규모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선인데, 암호화폐의 원화 거래량은 10%를 웃돈다.
그렇지만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비트코인은 채굴(마이닝)을 통해 생성된다. 채굴업자의 대부분은 중국계다. 채굴업자들이 중국 내 비트코인을 공급해 줬기 때문에 비트코인 거래의 90% 이상이 위안화로 이뤄졌던 시절에도 중국 프리미엄은 많아야 20%에 그쳤다.
해외에서 비트코인을 사 와 국내에 공급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일반인들이 해외 은행 계좌를 터 국내에서 돈을 보내 비트코인을 사 오는 게 쉽지 않다. 외화 반출 우려에 1년 송금 한도도 5만 달러에 그친다. 법적으로 금융회사가 비트코인 재정거래를 할 수 있는 근거도 없다.
수요가 월등히 많은 구조 탓에 프리미엄은 보통 30%, 많게는 50%를 웃돌았다. 정부의 규제책에도 투자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하지만 중국발 규제와 비트코인 선물 만기일 도래에 따라 해외에서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국내 투기 수요가 대거 시장에서 빠졌다. 프리미엄은 정상을 찾아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