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 너무 빨라지면 안 돼. 감정 살려 다시 가보자.” 악기는 바이올린·트럼펫·첼로·플루트·클라리넷·오보에 등 20종이 넘었다. 각각의 악기에서 나오는 음이 화음을 이루며 하나의 곡을 완성해 나갔다.
대상 받은 서산시 팔봉중학교
트럼펫·첼로 등 20종, 학교가 지원
66명까지로 학생 줄어 통합될 뻔
입학생 늘어 8년 만에 두 배로 증가
영어·요리 익혀 외고·특성화고 진학
이 학교 오케스트라는 2011년 생겼다. 대한민국 관악경연대회에서 2016년에 금상, 지난해 동상을 거머쥐었다. 유 교사는 “여기는 농어촌이라 학원이나 문화시설이 부족하다. 학생들이 악기를 배우며 예술을 접하고, 타인과 어울리며 소통하는 능력도 기를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설명했다.
1966년 개교한 팔봉중은 전교생이 줄어 2010년엔 66명뿐이었다. 농어촌 학령인구 감소로 인근 초등학교 졸업생이 매년 줄면서 팔봉중 재학생 숫자도 줄었다. ‘학생이 너무 적어 인근의 큰 학교와 합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지금은 전교생이 150명으로 늘었다. 80%가 팔봉면 바깥에 살며 통학한다. 2008년부터 서산시 부춘동·동문동·수석동·석남동 등이 공동 학구에 포함돼 시내에 거주하는 학생도 이 학교에 올 수 있게 됐다. 학교는 서산 전역으로 통학 버스를 2대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방과후학교를 통해 적성을 찾고 진로도 개발한다.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적합한 강좌를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영어회화·영어신문·영어연극캠프 등에서 영어에 흥미와 자신감을 얻은 엄빅토리아(17)양은 지난해 충남외고 영어과에 진학했다. 졸업생 김영재(18)군은 팔봉중에서 1학년 때부터 요리 관련 방과후수업을 듣고서 한국조리과학고에 들어갔다.
방과후학교는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교육과정 만족도가 2013년 61.4%에서 지난해 95.5%로 상승했다. 방과후학교 만족도도 2014년 91.7%에서 지난해 97.8%로 올랐다.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이윤호 교사는 “몸이 아파 조퇴하려던 아이가 ‘방과후학교에 참여해야 한다’며 학교에 남은 적도 있다. 방과후학교 덕분에 학교 다니는 것을 재미있어한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